세계 유명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나이키는 1994~1998년까지 매년 세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2000년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둔화됐다. 리복이나 퓨마, 아디다스 등과 같은 경쟁사들과의 시장점유에서 밀려난 것이었을까? 아니다. 예상 밖으로 그 원인으로 닌텐도와 소니, 애플이 지목됐다. 나이키의 주요 소비층인 10~20대가 운동보다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사진_미디어기업을 넘어 콘텐츠기업으로ㅣ성열홍 지음ㅣ김영사 펴냄 항공사들의 경우 보이지 않는 경쟁자로 화상회의를 꼽는다. 수많은 기업들이 본사와 해외지사 간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해외출장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종 간 경계가 붕괴·용해되는 액체사회의 현상은 미디어기업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 국민이 열광한 싸이월드는 2005년을 기점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원인은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 서든 어택과 같은 게임이었다. 방송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방송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바로 이동통신업체였다. 휴대전화 접속시간이 증가하면서 TV 시청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는 이제 TV뿐  아니라 MP3나 게임업체, 영화관 고객들의 시간을 뺏고 있는 최대 경쟁자의 위치를 차지했다.


디지털 경제시대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상존하는 패러다임이 지배한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승자뿐 아니라 수많은 2등, 3등 기업들도 시장에 공존하면서 시장을 분할하고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시대에는 검증된 상위 브랜드로 소비자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승자 독식’의 구조가 보편화됐다. 중간에 위치한 사업자의 지위는 점차 축소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디어 기업 역시 이 원칙의 예외가 될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결국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를 뜻한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미디어 기업들이 미디어 스크램블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다.:::



≪미디어기업을 넘어 콘텐츠기업으로≫는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방송 미디어 산업을 블루오션으로 바꾸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은 내놓는다. 지은이 성열홍은 미디어 빅뱅의 시대에 산업현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과 진화의 방향을 공유하며, TV 매체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영상산업의 새로운 경영전략을 찾아 미래 미디어기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선 디지털시대를 맞아 각국의 주요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는 콘텐츠 산업의 특성과 진화방향, 미디어 산업의 경제적 속성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기술이 우리의 생활방식과 의식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미디어 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음을 직시하고, 전통적인 미디어 업(業)의 3가지 경계인 ‘영역, 온·오프라인, 국경’이 무너지고 있는 현상 속에서 그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례와 사업전략을 살펴본다. 특히 고비용·저수익 유형의 기존 미디어 사업구조를 효율적인 디지털 생산·유통 시스템으로 바꿔 분화돼 있는 수요자를 끌어 모으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분석한다.


정보량과 미디어 유통채널이 급증하면서 브랜드 로열티와 차별화된 콘텐츠,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불황의 여파로 쓰러진 기업의 시장까지 승자가 가져가는 ‘생존자 수혜의 법칙’이 강화되고 있어 새로운 시각의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또 오늘날과 같은 무한경쟁시대에서는 고객 기반의 확보와 유지, 위험을 적절히 분산하면서 상호 시너지가 발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의 구성, 이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규모의 경쟁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이 같은 전략을 잘 실천해 성공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사례를 수집,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학습효과를 제시한다.


이와 함께 미디어 기업의 세계화는 이제 미래전략이 아닌 당면과제가 되고 있는 바,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과제들을 살펴본다.


:::TV, 라디오, 신문 등의 대중매체 시장은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있는 반면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군소 미디어들은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영화, 골프, 요리, 전문 뉴스, 스포츠, 패션, 여성채널, 증권방송 등과 같이 타깃이 명확한 틈새 미디어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80%의 긴 꼬리에 위치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포털, UCC, 온라인 영화, 게임, 음악, 웹 광고 등의 개인형 미디어가 급성장하는 롱테일 현상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이들 콘텐츠는 개별적으로는 매스 미디어의 콘텐츠보다 상대적으로 대중적 가치가 떨어지는 틈새 콘텐츠들이다. 하지만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면서 가치 있는 시장을 실현해 나간다.:::



지은이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접목하고자 하는 미디어 기업들은 공급자의 관점보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해결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생산자가 내놓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기존의 소비자들은 미디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지만, 젊은 소비계층은 브랜드보다는 콘텐츠 자체를 더 중시하며 콘텐츠의 개인적 선택을 쉽게 해주는 컨버전스 전송수단들을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미디어기업은 점점 세분화되어 가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라이프 미디어’로의 변신이 필수적이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