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유스 북페어’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에서 2008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여는 인문학 행사다. 2008년 1회 때의 주제는 ‘인간(人+間)’이었으며, 인간이 단순히 하나의 개체(人)로서 단독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과의 사이(間)에서 살아가는 관계적 존재임과, 그 관계에 대한 고민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윤리적 존재임을 다시 확인하고 선언한 자리였다.  

가치를 다시 묻다(새로운 시대의 가치혁명을 위하여)ㅣ저자 이윤영, 윤한결, 인디고 유스 북페어 프로젝트팀 지음ㅣ궁리 펴냄그러나 행사가 끝난 뒤 인디고 아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남았다. “우리가 관계적 존재라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맺어갈 것이며 그 관계 맺음을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가?”

이는 결국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관계적 존재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고 하는 윤리적 물음이었다.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가치’였다.

우리는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삶을 살아가는 데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가치를 다시 묻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여정을 담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이미 ‘사랑’ ‘평등’ ‘자유’ 등의 가치들을 이미 우리 사회의 대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보편적 가치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이러한 가치들이 중요하고 옳은 것임을 알면서도 왜 삶에서 그것들을 실천하지 못할까?

지금껏 당연한 것으로, 그래서 우리가 반드시 지키고 따라야만 하는 것으로 배웠던 윤리적인 가치들이 더 이상 삶에서 지켜지지 않는 현실. 과연 이러한 가치 상실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디고 아이들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해결하고자 ‘2010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위한 이번 기획의 제목을 ‘가치를 다시 묻다’로 정했다. 이는 오랫동안 당연한 윤리적 가치라고 여겨져왔던 것들이 더 이상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이미 존재해왔던 가치들을 ‘다시’ 묻는 작업을 통해 이들을 재창조해내고, 우리의 삶에서 되살리고자 하는 시도다.

이러한 취지로 청소년들은 다음과 같이 전 세계 6대륙에 각각의 ‘가치쌍’을 연결했다. 그들은 그 대륙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 그 대륙과 연결한 가치를 진지하게 연구하며 이를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학자, 이러한 가치를 사회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 또는 단체들 특히 청소년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했다. 또 이러한 만남을 준비하며 주어진 가치에 대해 이미 진행돼 온 논의들을 책을 통해 공부했다.

text Point▶ 인디고 : 그 무엇보다도 묻고 싶은 질문은 선생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 시대를 살아오신 당대의 어른으로서 저희와 같은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바우만 : 좋은 사회에 대한 저의 정의는 아주 간단합니다. 좋은 사회란 (자신이 속한) 사회가 결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그래야만 현재 상태로부터 개선과 발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이 10년을 공들여 그 어떠한 변화도 필요하지 않은 완벽한 사회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당신은 꿈을 꿀 수도 없게 되며, 오히려 비관적으로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완벽하다는 조건하에서는 그 어떤 변화도 더 나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즉 “난 어떤 변화도 꿈꾸지 않아. 이대로가 좋아”라고 말하는 상황이 되겠지요. 물론 저의 결론은 이러한 완벽한 사회에 대한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결론지었지만, 한편으로 여전히 저는 낙관적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상태는 에너지를 주기 때문입니다. 아직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거기엔 어떠한 빈 공간도, 어떠한 의미 없는 순간도 없습니다. 모든 순간이 역사적으로 결정적이며 중요한 것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진정으로 믿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렇게 정해진 각각의 가치에 대한 공부와 함께 그에 대해 연구하고 직접 실천하고 있는 전 세계 인간들과의 만남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인디고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처음에는 모호하고 불확실했던 가치에 대한 논의를 점점 성장·발전시켜 나가며, 종국엔 ‘새로운 시대의 가치혁명’이라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하나의 실천형식을 스스로 도출해낸다. (출처=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