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마케팅에 돈을 들이는 만큼 효과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장도 소비자도 변화를 넘어 진화의 단계에 이르렀다.

 

사진=펑크마케팅ㅣ리처드 러머, 마크 시몬스 지음ㅣ박준형 옮김ㅣ쌤앤파커스 펴냄이제 소비자들은 재미없는 TV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무작위로 뿌려진 광고메일은 스팸메일로 분류한다. 똑같은 제품만 늘어놓은 곳은 무심히 지나치고, 거짓과 과장을 일삼는 광고를 하는 기업에는 등을 돌린다. 수동적인 소비자들에게 지루한 마케팅을 억지로 보게 만들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더 이상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열성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리모컨과 티보, 직접 만든 블로그, 뭐든 검색 가능한 구글로 무장한 소비자들은 자신이 소비할 상품을 선택하고 스스로 창조한다.

 

:::<달라로 미스터리> 광고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생동감을 유지한다. 볼보 국제마케팅 담당자 팀 엘리스는 “진실을 알겠다 싶으면 다른 반전이 더해져, 보는 사람의 예상을 뒤엎는다.”고 말했다. 이는 인기 드라마 <로스트>가 비밀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면,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코카콜라를 상대로 한 아제그룹의 승리, 페이스북의 선풍적 인기, 모토롤라의 비약적 성장, M&M's의 뒤늦은 후회, 본더치와 크리스피 크림의 가치 하락 등 유명기업들의 흥망성쇠엔 새로운 ‘무엇인가’가 있었다. ≪펑크마케팅≫은 그 ‘무엇’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마케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에 대해 답하고 있다.

 

책은 우선 유니레버의 이례적인 마케팅 방법을 소개한다. 유니레버는 전형적인 미인이 아닌, 심지어 뚱뚱하기까지 한 몸매의 모델을 광고에 출연시켰다. 이 광고는 전형적인 미의 관점에 맞지 않는 것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별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크게 성공했다.

또한 소비자의 허를 찌르는 광고를 예를 들면서 어스링크가 인터넷 유저의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면서 “어스링크는 여러분의 사생활을 보호합니다”라는 문구를 화장실에 붙인 일화를 소개하다. 남자화장실 변기에 광고문구를 붙이는 홍보는 낡은 수법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음을 이야기한다.

 

자칭 펑크마케터이자 이 책의 지은이인 리처드 러머와 마크 시몬스는 “마케팅 산업에 공식처럼 여겨지던 ‘돈 들인 만큼 팔린다’는 명제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면서 “소비자들은 새로운 마케팅이 아니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단 하나뿐인 제품, 극도의 정교함, 적당한 선택의 기회, 틈새시장 공략, 다양한 매체와의 결합, 소비자가 주인공인 스토리텔링, 정직한 자세 등 이 모든 것이 그들이 말하는 펑크 마케팅이다”고 정의내린다.

 

책은 소비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의 마케팅에 정답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이러한 거부할 수 없는 움직임에 대처하는 능동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