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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겨우 일어나 눈곱만 떼고 부리나케 회사로 향한다. 자기 자리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향한다. 이것저것 그날의 이슈거리를 훑어보고 커피 한 잔이 생각 나 자판기로 가서 커피를 한 잔 뽑아온다. 오는 도중 저쪽의 동료가 말을 걸어서 몇 분간 잡담을 나눈 뒤 자리로 돌아온다. 이제 일 좀 할까 싶은데 부장이 불러서 프로젝트 진행사항을 묻는다. 보고를 하니 부장은 왜 아직 그것밖에 하지 못했느냐며 호통을 친다. 부장의 꾸지람에 기분이 나빠져 일할 의욕을 잃고, 어영부영 오전시간을 때운 뒤 점심을 먹고 피곤함에 잠시 잠을 청한다. 오후가 되자 외부에서 오는 전화에 손님에 일에 몰두할 시간이 없다. 프로젝트 진행 일정은 빡빡한데 진도를 나가지 못했음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어쩔 수 없이 한두 시간 야근을 하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일은 또 부장한테 어떤 잔소리를 들을까 걱정하며 퇴근한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TV를 켠다. 시트콤을 보고, 9시 뉴스를 보고, 10시 드라마를 본다. 시간은 자정을 향하고 내일이 오는 게 두렵지만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잠자리에 든다. 그러면서 이렇게 읊조린다. “아, 하루가 24시간이 아니고 48시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나도 영어학원도 다니고, 책도 읽고, 아내와 같이 취미생활도 할 텐데. 시간이 정말 없구나, 없어.”
현대인의 대부분이 “너무 바빠” “시간이 너무 없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달고 산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없는 걸까?
아니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자문해봐야 한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고 무엇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할지 몰라 쓸모없는 일에 시간과 힘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레드타임’이라고 한다.
레드타임은 경쟁하는 시간이다. 오늘을 위해 살아가는 시간이다. 남에게 끌려가는 시간이다. 결과가 축적되지 않고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시간이다. 관리 당하는 시간이다. 다시 말해 내 의지가 없는 시간이다. 아무런 목표도 미래도 없는 시간이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아무 의미 없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시간이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이 레드타임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
≪블루타임≫은 레드타임과 다른 ‘살아 있는 시간’을 창조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시간을 탓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열 살 아이도 시간이 없다. 스무 살 청년도 시간이 많을 리 없다. 서른살 직장인은 시간이 없어 거의 매일 초죽음을 당한 듯 살고 있고, 마흔 살 직장인은 바쁨 속에 시간을 잊고 산다. 쉰 살의 퇴직자 역시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환갑을 맞이하는 노인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평생을 시간 없음에 후회하면서 바쁘게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인생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 시간은 충분히 많다. 많은 사람이 충분한 시간을 쓰고 사라져갔다. 시간은 거기 일정하게 있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이 없는 것이다. 일이 생기면 시간은 다시 생겨난다. 무슨 수를 쓰든지 시간은 만들어진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시간을 보낼 때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지만,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시간은 빨리 가지 못한다. 차근차근 채우며 가게 된다. 그래야만 한참이 지난 시점에 뒤를 돌아다보아도 시간이 빨리 가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천천히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책에 따르면, 블루타임은 경쟁하지 않는 시간이다.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내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시간이다. 결과가 축적되어 일관성 있게 쌓여가는 시간이다. 리더십이 발휘되는 시간이다. 즉 목표가 있고, 미래가 있고, 꿈이 있고, 희망이 있는 시간이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으로 내 꿈과 비전을 이루게 하는 마법의 시간이다.
지은이는 최종엽은 “어떤 일을 하든 인생의 방향과 목표만 있다면 그것을 달성한 시간은 충분하다. 블루타임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한다. 또 “아무리 개인적인 꿈이 크다고 하더라도 현재 조건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실에 너무 발목이 잡혀도 문제”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현실에도 만족하면서 개인적인 꿈도 실현시킬 수 있는 점진적인 해법인 ‘블루타임’의 활용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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