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들의 선전으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난 나라, 뛰어난 리더십을 갖추고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얻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브라질.


사진_브라질 역사,정치,문화 ㅣ이성형 외 지음ㅣ까치 펴냄.jpg ≪브라질: 역사, 정치, 문화≫는 전통사회와 현대 문화예술의 교차와 융합, 브릭스의 일원으로서의 경제적 잠재력, 타협과 연속성을 중시하는 정치적 전통, 주류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의 다양한 모습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조명한다.


책은 우선 1500년 포르투갈의 페드루 알바레스 카브랄이 브라질을 발견한 때부터 브라질 연방공화국이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출발했지만 외세의 위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감정이 고무되면서 브라질인의 유형과 자존감이 형성됐고, 브라질인들은 영토를 넓혀나가는 한편 독립을 시도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첫 황제 페드루 1세의 왕위를 이은 페드루 2세는 노예제를 폐지했고, 이를 통해 공화주의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브라질 연방공화국이 탄생했다.


책은 이어 브라질 근대화의 상징인 신(新)수도 브라질리아의 건설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본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자연지리적 특성, 변천과정, 인종문제와 문화 혼종성(混種性), 양극화 문제와 도시의 미래를 내다본다. 아마존 강의 자연환경과 개발의 역사를 알아보고, 환경문제와 경제개발 담론 간의 충돌, 원주민의 생존권운동 등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정치 면에선 질베르투 프레이리의 인종 민주주의를 통해 브라질의 인종문제를 살펴본다. 경제성장과 빈곤층 감소,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을 성취한 룰라 정부의 성과와 한계를 알아보고 브라질의 미래를 내다본다. 그리고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브라질 관계의 현황과 향후 발전방향을 알아보면서 브라질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와 다각도에서 진행될 관계 발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연대와 성장이 브라질에 미치는 영향을 경제적인 면에서 살펴보는 이 책은 잇따른 대형유전 발견과 기술 발전으로 국제 석유 메이저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의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가장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 바이오에탄올, 높은 수준의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한 최대의 수출품목인 대두를 통해서 역동적인 브라질 산업의 일면을 들여다본다. 커피를 통해 유럽・미국・브라질의 관계와 브라질 커피의 역사 등을 살펴본다.


또한 아프리카 흑인노예의 삼바가 브라질을 대변하는 국민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과정을 알아본다. 이어 다양한 외국 음악의 유입과 전통 삼바에 대한 식상함으로 등장한 보사노바, 브라질 문화의 풍요로움을 가감 없이 표출, 확장한 열대음악, 탄압 속에서도 군부독재 시대의 사회문제를 고발한 대중음악 MPB를 살펴본다. 그리고 브라질 음악의 아버지, 에이토르 빌라-로부스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알아본다.


이와 함께 문화가 외부 문화를 흡수해 소화할 수 있다는 ‘식인주의’를 부르짖은 오스발드 지 안드라지의 식인종 선언을 시작으로,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탄생과 발전과정, 브라질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인 구체주의(具體主義), 빈곤층의 현실을 다루고 국가 공권력을 비판하는 브라질 영화의 세계, 관객을 연극의 주체로 세우면서 연극의 치유성과 근원성을 찾으려는 아우구스투 보알의 ‘억압당한 사람들의 연극’ 방법론을 통행 브라질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축구와 브라질의 정체성, 정치 수단으로서의 축구, 프로 축구계의 부패 등을 살펴본다.


책은 아마존과 룰라, 브릭스, 커피, 삼바, 영화, 축구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키워드를 통해 브라질을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