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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나라의 앨리스문화 2010. 9. 21. 11:10
“패션은 당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다르게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프랑스 <보그>의 편집장 카린 로이펠드의 말이다.
거리를 걷는 수많은 사람들과 조금도 나를 차별화 시켜 주지 못하는 평범한 옷, 나의 성격이나 취향, 분위기를 조금도 표현하지 못하는 당신의 스타일에 당신은 지금 만족하고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지금보다 훨씬 ‘스타일리시한 사람’이 되지 못할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은 짧고, 당신은 빛나고 있으며, 좋은 스타일은 당신을 보다 다양한 삶의 무대로 당신을 데려다 줄 텐데 말이다.
≪스타일 나라의 앨리스≫는 ‘좋은 스타일’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그 방법은 찾지 못한 사람들, 혹은 도무지 ‘패션’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스타일 안내서’이자 ‘스타일 에세이’다. 패션에 문외한이었던 지은이 심정희가 어느 날 갑자기 ‘패션에디터’가 되면서 겪었던 스타일 에피소드를 재미있는 에세이와 패션 팁으로 엮어 묶었다.
“우리가 자신에게 어울린다거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거 있잖아요. 그게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예를 들어 제가 만약 만날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수수한 스타일의 사람이라고 쳐요. 그런데 어느 날 무슨 일 때문에 치마 달린 바지를 입고 펑크족 같은 신발을 신은 거예요. 그날 딱 하루만요. 근데 그날 저를 처음 만난 사람은 제가 원래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죠. 그러니까 결론은 ‘지금까지 이랬다’거나 ‘나는 원래 이렇다’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단언컨대 그날 촬영은 내 삶의 중요한 ‘모먼트’ 중 하나였다. 지드래곤은 나로 하여금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스타일에서도 도전하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 책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명품 브랜드의 나열이나 이름도 생소한 외국의 패션 스트리트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다. 스카프 매는 법이나 뚱뚱한 허벅지 가리는 법 등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제 패션피플이 된 지은이가 패션에디터가 되기 위해 처음으로 면접 의상을 고민하던 날의 기억, 패션계 선배들을 보면서 진정으로 ‘좋은 스타일’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던 일, 가장 친한 친구와 아버지의 옷 입기에 관한 추억 등 우리 시대 평범한 사람들의 솔직한 ‘스타일 성장기’가 담겨 있다.
만난 지 채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즐거웠다”고 말하며 일어서는 소개팅 상대, 분명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는데 결국에는 ‘불합격’이라는 고배를 마시게 하는 면접관 등은 삶이 우리에게 ‘외모를 되돌아볼 때가 되었다’고 보내는 신호인 지도 모른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귀찮다는 이유로, 노력과 돈이 든다는 이유로 애써 무시하고 영어 공부나 자격증 따기, 내적 성찰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외면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제는 내가 옷을 입는 방식 또한 나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말할 때 그 말에 담긴 내용 못지않게 억양이나 목소리가 중요한 것처럼 옷차림이 내 내면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깨달음….
책은 ‘도대체 스타일이 왜 중요하다는 거야?’라는 의문에 해답을 제시한다. 지은이의 스타일 실패담, 성공담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한 번 되돌아보고,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크나큰 요소로써의 ‘스타일’을 재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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