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무능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학생이 있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먹고 노는 것. 그러나 두 사람은 대학 4학년 여름, ‘취업’이라는 현실의 거친 파도와 마주친다. 몇날며칠에 걸린 갑론을박(?) 끝에 그들이 내린 결론은 ‘그래도 취업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_그래도 우리는 취업을 해야한다ㅣ아키타 요시노부 지음ㅣ명진숙 옮김ㅣ판테온하우스 펴냄.jpg 이때부터 취업진도센터를 시작으로 회사 방문, 취업 선배의 노하우 전수받기 등 두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 좌충우돌 취업활동이 시작된다.


취업이란 인류의 숙명적인 병이다. 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주로 2차 성징 후에 발병하여 인격에 손상을 준다. 즉, 우울증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것으로 분류되는 뇌질환인데, 일반적으로는 대뇌의 위축과 같이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다.

MRI에 의한 발견은 불가능하지만, 의료기기로 검사할 필요도 없이 병인지 아닌지는 간단히 판별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환자 자신이 확실하게 자백해온다고 하는 이례적인 병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차림새나 태도, 지갑 속에 들어 있는 카드의 종류나 장 수에 의해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환자는 취업의 발병 증상과 함께 가지고 태어난 자유를 상실하고, 일정한 동작, 일정한 활동밖에 행할 수 없게 된다.



아키타 요시노부가 지은 <그래도 취업은 해야 한다>는 누구나 한 번쯤 직면하게 되는 취업활동에서 겪는 애환을 초현실적이고 코믹하게 그린 청춘 비즈니스 우화다. 아울러 동시대 일본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취업에 관한 고민과 문제점을 밝히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오죽하면 일각에선 “고3 때가 차라리 편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졸업생 3명 중 1명은 취업이 어려울 만큼 청년실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은이 역시 그 중심에 있었다.


“모든 상대에 대해, 모든 상황, 모든 국면에서, 절대로 틀림없이 통하는 마법의 말이 있다고 하면 그건 엄청난 거지?”

“그렇죠.”

“그건 직장에 있는 한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거야.”

“네에?”



지은이는 책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미니멈 청춘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위로,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책은 시종일관 미소를 자아내면서 잠시나마 취업에 관한 고민과 시름을 조금은 덜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