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인저!” - 윌리엄 워드워스.
10년 전 단아한 모습의 한 여인이 열 살쯤 돼 보이는 딸아이를 데리고 한 신문사를 찾았다. 그 여인은 보자기에 싸인 꾸러미를 하나 풀었다. 그 꾸러미는 수십 여권에 달아는 아이의 일기장이었다. 정성어린 필제로 잘 정리된 일기장은 흔히 보는 어린아이의 일기장이 아니었다. 한 편의 잘 정리된 수필집과 다름이 없었다.
일기장에는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세련된 문체와 일상에서 주제를 발견해 내는 탁월한 관찰력, 그 속에 유머와 위트까지 녹여내며 맛을 내는 글 솜씨, 여기에 나름대로의 사물을 관조하는 깊이까지 담겨 있었다.
일기장의 주인인 아이는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다. 정원재, 과거 ‘어린이 수필가’로 불렸던 그는 앞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이제 어엿한 사춘기가 되어서 ‘마음미인’을 생각하는 원재 양의 눈길은 따스하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지나치게 얼짱, 몸짱, 王자 근육만을 내세우는 매스컴의 선동이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늘 유행이나 시대 풍조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런 속에서 원재 양은 ‘마음이 가장 아름다운 진정한 미인’을 꿈꾼다. - 민용태(시인・스페인 한림원 위원)
≪가족≫은 정원재가 5년여 동안 한 주간신문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아 엮은 책이다. 지은이가 어릴적 걱정에 휩싸였던 소소하고 당양한 사고거리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머리를 싸매고 궁리하고 결정하느라 힘을 빼야하는 번잡한 일들을 특유의 소박한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의 시각을 일깨워주는 지은이의 해맑은 시선은 구분하고 높이고 낮추는 데 익숙한 어른들의 오염된 사고를 되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이를 통해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재발견하게 해준다.
아이의 맑고 순수한 눈, 아이다운 재치, 그 싱그럽고 천진한 익살을 누가 어떻게 흉내낼 수 있단 말인가.
(…) 10년전, 신선한 괴물을 만난 이후 나는 한 번도 원재의 재능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어느날 불현듯 글로벌 신문에 대문짝하게 ‘천재의 등극’을 알리는 서곡이 뜨고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일찍이 내가 알아봤던 천재의 귀환에 행복해하며 조금 더 으스댈 수 있기를 바란다. - 이명지(수필가・토요저널 발행인)
책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소박하게 풀어놓는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가슴 한 켠을 따스하게 적셔준다. 1년에 5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수십 권의 일기장에 독후감을 적었다는 지은이에게선 어른에게서도 발견하기 힘든 열정을 살펴볼 수 있다.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도 우리는 취업을 해야한다 (0) 2010.09.28 그 해 여름의 추억 (0) 2010.09.27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0) 2010.09.22 풀꽃과 놀다 (0) 2010.09.21 문학을 위한 변명 (0) 2010.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