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불류 시불류>는 2년여간 이외수 작가가 트위터에 올린 2000여 편의 글 중 많은 네티즌의 리트윗을 받은 원고와 함께 정태련 작가가 ‘시간과 나, 그리고 영원’을 주제로 그린 59컷의 세밀화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아불류시불류ㅣ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ㅣ해냄 펴냄 독특한 상상력과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그는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我不流 時不流]”

 

이외수와 정태련 작가는 이번 책의 주제를 ‘시간’으로 정했다.

 

시간 속에 내가 있고, 그대가 있고, 생명이 있다는 가르침, 시간을 아우르고 넘어서 마침내 자신 안에 품어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리듬감 있고 함축적인 표현의 제목과 함께 책 전반에 녹아 있다.

 

:::친구가 저 세상으로 떠나버린 꿈을 꾸고 울다가 일어났는데 친구가 머리맡에서 내가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햐아, 이 개쉐키. 내뱉는 욕 한마디의 정겨움이여.:::

:::음치는 노래를 부를 때마다 새로운 곡을 창작해 내는 재능의 소유자다. 일반 사람들은 주구장창 남이 만든 노래만 불러 댄다. 그러나 음치는 어떤 노래든지 불렀다 하면 자작곡이다. 얼마나 멋진가. 표절이 판을 치는 세상, 음치들이여, 자부심을 가져라.:::

:::달밤에 홀로 숲 속을 거닐면 여기저기 흩어져 빛나고 있는 달의 파편들. 몇 조각만 주워다 불면에 시달리는 그대 방 창틀에 매달아주고 싶었네.:::

 

이 책에서는 29년이라는 긴 세월을 선배와 후배, 형과 아우, 예술적 동반자로 함께해온 두 작가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다시 한 번 돋보인다. 글과 그림이 물처럼 흘러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사람도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자신의 손안에 시간을 흐르게 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예술이란 서두르지 않는 데서 오는 안정감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신념이 같은 격조와 감성을 담은 글과 그림으로 녹아들어 있는 이 책은 철저한 장인정신과 절제미, 자유로운 의식의 흐름들로 가득하며, 파릇파릇한 새싹처럼 생동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