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팟의 전 세계적인 성공을 밑거름 삼아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일부러 수요에 훨씬 못 미치는 수량을 시장에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1인당 2개까지만 살 수 있다는 배짱 좋은 판매 제한을 두기도 했다. 더욱이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단기간에 회수하기 위해 고가에 제품을 출시했다. 애플의 행보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약간 거만하게 보이기까지 한 애플의 전략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큰 성공을 거뒀다.


사진_전략사전ㅣ랄프 쇼이스 지음ㅣ안성철 옮김ㅣ옥당 펴냄.jpg 당시 스마트폰 시장은 그 성장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불투명한 단계에 있었지만, 애플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보통의 경쟁전략과는 달리 스스로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해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애플의 이런 전략은 소비자와 매스컴의 관심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음으로써 아이폰을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만들었다.

  

닌텐도는 비디오 게임 시장의 치열한 성능 경쟁과 자극적인 게임 개발이란 고비용 저수익의 무한 경쟁의 흐름을 따르는 대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로 시선을 돌렸다. 그들이 주목한 곳은 경쟁자 하나 없는 여성과 노년 게이머 시장이었다. 닌텐도의 새로운 시장 예측은 적중했고 현재 비디오 게임 시장의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익을 올리며 게임기 시장의 대명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의 성공 키워드는 무엇보다 남과 다른 생각으로 당면 문제를 이해하고 창조성을 발휘했다는 공통분모 위에 세워져 있다. 그렇다면 남과 다른 생각, 창조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갖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실제로 우리는 짤막한 사업계획서 하나조차 상품개발 전략, 시장진입 전략, 마케팅 전략 등 전략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완성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히려 불투명한 미래일수록 전략이란 지도의 도움이 없으면 현재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제대로 실현하는 것도, 미래를 전망하고 설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략이 정답을 가르쳐줄 수는 없을지 몰라도 해답으로 가는 유일한 안내자임에는 변함이 없다. 지은이는 “이제 전략을 비즈니스의 거창한 실천도구로만 대하는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전략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개념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지식이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여러 역할을 하듯, 전략 지식은 급격하게 변하는 비즈니스의 복잡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아주 훌륭한 생각 도구이며, 창조적인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의 원천이라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전략사전>은 오늘날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의 ‘전략’에 관한 이야기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종종 터져 나오는 이런 의구심 앞에 경영학 박사이자 전략전문가인 지은이 랄프 쇼이스는 일각의 성급한 비판과 달리, 전략은 특정 상황이나 시대의 당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일대일 맞춤형식으로 개발된 치료약이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는 창조적인 생각의 도구라고 새롭게 정의 내린다. 또 경영전략 100년을 이끌어온 세계 최고의 이론가들의 선구적인 220가지 생각 도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우리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도록 창조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능력의 비법을 제시한다.


“우리는 과연 전략 없는 비즈니스를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전략과 비즈니스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은이는 삶과 비즈니스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생각이 앞서 있느냐가 중요한 차이를 만들며, 생각이 앞서기 위해서는 시대를 이끌어왔던 다양한 생각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복잡한 현실을 새롭게 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 여기에는 전략을 비즈니스 실천 도구, 체크 리스트, 규칙 등의 행동지침으로 국한시켜 바라보는 조급한 시선을 넘어 전략을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는 단순함과는 거리가 멀며, 특정 전략을 도입해 ‘단순한 해결책’을 구하려 한다거나 ‘확실한’ 성공비결을 찾으려는 시도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격변하는 시기에는 오히려 위험하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을 남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한다면 임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진리다. 이에 지은이는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을 한 단계 올리기 위해 앞선 시대의 창의적이고 참신한 그리고 검증된 아이디어를 모아 책에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