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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거래를 하고 무엇을 반가워하며 어떤 일에 싫증을 내고 짜증을 낼까? 고객이 몰려들게 하는 기업과 고객이 등을 돌리는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내게 주는 것도 없는데 도와주고 싶은 사람과 해코지 한 것도 없는데 미워 죽겠는 사람은 왜 존재할까?
이성적으로는 무엇에 대해 귀 기울여야 하고 무엇을 무시해야 하는지 분명 알고 있지만, 사람들은 정작 관련된 정보에 적절한 비중을 두지 않는다. 특히 소비자들은 언제나 이런 종류의 인지적 오류를 범한다. ‘포인트 리워드 시스템’에서 고객들이 동일한 액수의 ‘현금’보다 ‘포인트’의 가치를 더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머니랩>은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철학,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동인을 찾아내 사업과 거래와 협상을 용이하게 해줄 전략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특히 우리가 몰랐던 ‘사람’과 ‘돈’을 움직이는 숨겨진 메커니즘인 실험경제학의 흥미로운 세계로 초대한다.
통상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이 말하는 ‘수요-공급’의 원리나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 따위는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대차대조표의 수치나 경험, 관행, 벤치마킹만으로 효과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도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누구나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 적용해보면 엉뚱한 복병을 만나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 경제활동이란 나의 의지로 무언가를 관철시킬 수 있는 게 아니라, 상대하는 사람이나 집단의 메커니즘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호텔이 투숙객에게 ‘타월을 한 번만 쓰고 세탁하는 것은 환경에 좋지 않으니 가급적 재사용해달라’고 얘기하는 것보다 ‘다른 손님들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하는 쪽이 훨씬 설득력이 높았다. 그리고 ‘바로 직전, 이 방에 투숙했던 손님도 그렇게 했다’고 하는 쪽이 가장 설득력이 좋았다.
그 어느 것도 타월을 재사용하는 데 영향을 미칠 만한 정보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우리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단서를 얻는 경향이 있다.
‘돈(Money)+실험실(Laboratory)’을 뜻하는 머니랩은 ‘돈이 움직이는 방식’을 다룬 실험경제학의 모든 연구 결과를 총망라학 있다.
실험경제학은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행동경제학 분야 중에서도 최첨단의 영역으로,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심리와 그 과정, 그리고 돈을 둘러싼 거래와 계약, 협상 등의 상황에서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실과 거의 유사한 실험 환경 하에서 데이터를 도출하는 학문을 말한다.
구글을 비롯해 야후,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의 규칙이나 운용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기업들뿐 아니라 P&G, 존슨앤드존슨, 히타치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 새로운 실험경제학의 연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와튼 경영대학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IT슬로언 경영대학원과 스탠포드 MBA 등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학문 영역으로 꼽히는 실험경제학은 ‘돈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혹은 전혀 잘못 인식돼왔던 상식을 깨뜨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람들은 또한 복잡한 숫자로 구성된 가격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주의를 기울인다. 사람들은 뒷자리가 큰 숫자들을 반올림해 부르는 것에 익숙하다. 9를 10으로, 99를 100으로, 9,999를 10,000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뒷자리가 복잡한 숫자를 더 작은 것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숫자 정밀성 효과’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가 행해졌다. 흥미롭게도 이들 실험에서 사람들은 ‘395,425달러’가 ‘395,000달러’보다 더 적다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부동산 구매자들은 마지막 숫자에 ‘0’이 하나만 붙은 가격의 매물(예를 들어 1,476,230달러 하는 식으로)에 대해서 동급의 매물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싸다’고 느낀다.
사람은 컴퓨터나 기계처럼 ‘이익’과 ‘결과’라는 잣대로 정밀하게 상황을 분석하지 못한다. 때문에 직관과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나 의사결정은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책은 다양한 실험이 내놓은 의외의 결과들, 그리고 그것을 현장에 적용시켜 얻은 놀라운 효과를 폭넓게 소개한다. 비즈니스와 정책 의사결정자뿐 아니라, 똑똑한 소비활동을 하는데 유용한 힌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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