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프 에스퀴스는 총기와 마약이 난무하는 LA의 빈민가 아이들을 세상에서 공부가 가장 즐거운 아이들로 만들고, 결국 그들을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시킨 일화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가 지은 <아이 머리에 불을 댕겨라>는 온갖 교육법에 지친 학부모들에게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_아이의 머리에 불을 댕겨라ㅣ레이프 에스퀴스 지음ㅣ박인균 옮김ㅣ추수밭 펴냄.jpg

아이들은 각기 다른 수준의 능력과 지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타고난 능력과 기술이 있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부모와 교사가 이런 자질을 계발해 타고난 재능을 특출한 결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동기와 기질을 아이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다저스 구장을 찾은 이 아이들이 안내원을 기쁘게 하는 빛나는 보석이 아니라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던 때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이해심이 많고 현명한 어른들 덕분에 다듬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인내심을 가지고 이끌어준다면 여러분의 자녀도 얼마든지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이애 대해 지은이는 우선 아이를 탓하고 환경을 탓하기 전에 교육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던 시각부터 뒤집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주변엔 공부에 대한 재미를 빼앗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옳지 못한 태도를 보여주는 어른과 친구들 등 온갖 유혹이 많다. 이럴 땐 단순히 공부를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은이는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자신에 대한 중심이 선 아이로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공부를 즐기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차근차근 준비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아이의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가르치기 어려운 가치들, 즉 시간 개념, 집중력, 탐구심, 의사결정력, 책임감, 이타심, 겸손, 분별력, 비전 등을 일상 속 영화, 책, 게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집중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회에서 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아이들이 아빠가 자식에게 집중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광경까지 목격했다. 이래도 우리 학교가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는 게 이상한가?

꼬마가 공을 안내원에게 주지 않고 멀리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흥미로운 물음이 하나 떠올랐다. 아이의 행동이 정말로 잘못된 걸까? 어쨌거나 한 사람의 ‘아이’가 또 다른 사람에게는 ‘말썽꾸러기’가 됐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경기장에서 입장료를 지불한 관중이라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다고 여긴다. 생각 있는 아이라면 이런 논리를 거부해야 한다. 관중 대다수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된 행동이 바른 행동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아이들은 알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행동 기준을 발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장 관중석에서는 물론이고, 인생의 어느 상황에 처하든 군중심리에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한 행동 기준을 키워야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질문과 대답이 남다른 아이, 아이돌 스타보다 역사 속 인물을 더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온갖 교육법에 흔들리기보다 기본이 무엇인지 잊지 않고, 단순한 성적의 변화보다 아이의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의 변화에 더 기뻐할 줄 아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이것이 바로 평범한 아이를 특별한 아이로 만드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