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전에 없던 거대한 변화가 IT 세계에 휘몰아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마트폰업계의 주인공인 구글과 애플 등 거대 기업들은 모바일을 넘어 TV 시장까지 진입 중이다.


사진_스마트빅뱅ㅣmbn 기획 지음,매일경제신문사 펴냄.jpg IT 강국을 자처하던 대한민국. ‘스마트 빅뱅’ 시대에서 우리가 받은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스마트폰이 국내 모바일 시장을 휩쓸면서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PMP, 전자사전, MP3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종이책 등 업계를 불문하고 큰 타격을 받았다. 애플과 구글의 한판 대결에 삼성전자나 LG전자를 끼워 넣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향후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중 승자는 어떤 쪽일까. TV는 화면이 크고 유선 라인을 통해 안정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닳아 시청이 끊기는 일도 없다. 그러나 이동성은 약하다. 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는 이동성, 처리 능력 등의 측면에서 TV 대비 장점을 보이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자세로 다양한 영상물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2009년 하반기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1000점 만점에 810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블랙베리(741점)’, 3위는 대만의 HTC(727점)가 차지했다. 피처폰 부문에선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724점으로 그 뒤를 이었고, LG전자는 아예 순위에서 제외됐다.


CDMA로 대표되는 2G 휴대전화 시장은 ‘과거’ 우리나라의 전성기였다. 비록 핵심 칩은 미국 제품을 써야했지만, 버려질 위기에 처했던 CDMA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IT 강국의 위상에 힘입어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애써 ‘찻잔 속의 태풍’이라며 무시했던 스마트폰이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키는 모습을 남의 집 잔치로 씁쓸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 ‘게임의 법칙’이 바뀌어버린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는 계속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숨 가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애플과 구글, 이들이 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먼저 지목되는 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05년에 이미 인터넷 이용자들에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단말기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사업자들 간 경쟁을 보장하는 내용의 망 중립성 4대 원칙을 제정했다. 단말기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콘텐츠가 네트워크 위에서 중립적으로, 또 공평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망사업자, 즉 이통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임의로 자사망에서 이용자의 단말기,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이 조치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망 안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펼쳐 보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스마트 빅뱅>은 거인의 보폭을 따라 잡을 수 없다면 빨리 걷는 차선책(次善策)이라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우선 구글과 애플로부터 그들의 전략을 배울 것을 강조한다. 특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경쟁자들의 현재와 과거를 철저하게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현재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 배경과 과정, 그리고 미래 전략까지 알아야한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