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다수에게 있어 세계는 더 나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10억 명에게 평화는 멀어 보일 뿐이다. NGO 등 여러 구호단체들이 분쟁과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거대한 지원을 위해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더 많이 구하라ㅣ얀 에겔란드 지음ㅣ박현주 옮김ㅣ검둥소 펴냄 인류 최전선에서 10억 명의 삶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마실 물과 끼니를 때울 음식도 없고, 심지어 하루 1달러로 생존을 이어가는 우리 동료 인간들의 숫자가 무려 10억이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모든 나라가 극단적인 날씨로 인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공동으로 다각적 협력을 할 때 비로소 북반구는 물론 점차 남반구마저 강타할 수 있는 ‘좀처럼 드문’ 대재앙의 피해를 막고 대책을 세우고 완화시킬 수 있다.

 

전 세계 재난 현장과 분쟁 현장을 다니면서 사태를 조정하는 최전선에 서 있는 유엔 긴급구호조정관 출신 얀 에겔란드는 <더 많이 구하라>를 통해 우리 시대에 극복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책은 한순간 미디어를 통해 반짝 관심을 받았다가 잊혀지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쟁과 폭력, 자연재해로 인해 일상적으로 고통을 받고 생존의 위협에 빠지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파고든다. 국제적 협력을 이끌고,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지원을 받는 유엔 인도주의 업무 활동도 소개한다.

 

아프리카에 있는 코트디부아르, 소말리아, 우간다, 아시아에 있는 이라크, 이스라엘, 레바논 라틴아메리카 콜롬비아 등 여러 장소에서 활약한 지은의 모습을 통해 국제기구에서 하는 활동들을 알게 되면서 우리는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길을 볼 수 있다.

 

지은이는 젊은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세계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경험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지은이는 유엔 긴급구호조정관으로 일하면서 전쟁 한복판에서 양측을 중재하기도 하고,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물자를 배분하고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좀 더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힘을 얻도록 하는 활동을 주도적으로 했다. 그는 “일련의 활동을 통해 우리들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으며, 어려움에 처한 10억 밑바닥 인구들에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강조한다.

 

“세계 어떤 나라도 스스로 거대한 재해나 전쟁 상태를 해결할 수 없다.” 재해나 전쟁을 통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역시 힘없는 민간인들이다.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무방비로 폭력에 노출되고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시설들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국제적 협조와 협상을 통해 당사자들에게 다가서서 그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지원하는 노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지은이는 조금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우선 풍요로운 산업사회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최소한 총국민소득의 0.7퍼센트를 해외 원조에 쓰도록 하는 유엔의 합의 목표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세계 정치 지도자들은 세계 곳곳의 무법 지대에서 방어 능력이 없는 민간인들을 보호해야 한다. 위험에 처한 나라 정부가 취약한 공동체들을 보호할 수 없거나 보호할 의지가 없을 때 국제사회는 ‘보호할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소형 무기, 특히 군사용 자동화기의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더 강력하게 국제적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국제적으로 성과를 얻기 위해 2006년 ‘세계 인도주의 강령’이 선포되기도 했다. 시민사회 운동의 성장과 함께 노력하면서 대규모의 재난과 분쟁과 재해를 막을 힘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게릴라 지도자들이나 독재자들과 같은 여러 분쟁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유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은이는 실제 위험을 무릅쓰고 이들을 만나 대화를 하고 화해를 조정했다. 엄청난 위협과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어느 누구라도 협상하고 현실을 타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직면해 있고, 더 많은 행동이 요구되는 여러 곳에서 직접 체험한 이야기들을 전달할 것이다. 유엔에서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지금, 나는 이제 보고 배운 것들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다.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세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고통을 책임지고 끝낼 수 있는 자원과 기술과 제도 들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