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브레인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놀라운 무의식의 세계ㅣ샹커 베단텀 지음ㅣ임종기 옮김ㅣ초록물고기 펴냄 <히든 브레인>은 숨겨진 무의식적 세계를 읽지 못하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인간행동에 대한 참신한 보고다. 심리학을 비롯해 경제학, 마케팅, 신경과학, 사회과학 등 수많은 영역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무의식적 편향’에 대한 10여 년간의 연구결과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극한 재난상황에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인간의 무의식적 심리, 자살테러리스트, 주식투자, 일상생활, 인간관계, 헌법, 자선기부, 대통령선거, 총기자살, 범죄심리학 등 흥미진진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적 마음에 한걸음 다가간다.

 

:::무의식의 힘을 보여주는 세 가지 심리 실험:::

#1 영국 북동부의 뉴캐슬에 있는 한 사무실 음료코너에서 특이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음료 코너에는 음료를 마시고 돈을 자율적으로 계산하는 통이 있었는데, 멜리사 베이트슨이라는 연구자는 찬장에 꽃들 사진과 사람의 두 눈(응시하는 듯한) 사진을 주마다 번갈아가며 바꾸었다. 그러자 음료 코너 자율계산통에 모인 돈을 확인한 결과 주마다 크게 차이가 났다. 첫 번째 주 자율 계산통에 든 돈은 8.25파운드였고, 여덟 번째 주 자율 계산통에 든 돈은 첫 주에 비해 7배나 적은 1.17파운드였다.

#2 네덜란드 헬렌이라는 도시에 있는 애플비즈 레스토랑 웨이트리스들은 손님들의 주문을 반복해서 따라하고, 주문서에 적는 일을 함으로써 팁이 평균보다 140퍼센트 높아졌다. 단순히 맥주, 감자튀김과 같은 말들을 반복해서 했을 뿐인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3 심리학자인 타냐 차트랜드와 존 바그는 연구소의 조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했다. 조수는 대화를 하는 내내 얼굴을 비비거나 발을 흔들도록 지시를 받았다.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실험참여자들이 얼굴을 비비고 발을 흔드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중에 실험참여자들에게 질문했을 때, 그 누구도 이처럼 경련에 가까운 행동을 따라한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생존과 죽음이 무의식적 힘에 의해 결정된다면 어떨까? 결과적으로 무의식적 힘은 인간의 생존과 죽음도 좌우할 만큼 강력하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은 바로 숨겨진 뇌에 달려 있다.

 

“주식을 살 때는 회사 이름이 괜찮은 주식을 사라.” 익숙한 이름은 회사가치를 높인다. 투자라는 불안한 상황에서 이름과 같은 사소한 것에도 안정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의 ‘히든 브레인’을 주목하라. 잘하면 1000만 원 투자해서 1,330만 원 벌 수도 있다. 투자는 당신의 숨겨진 뇌가 좌우한다.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이상해졌다.” 갑자기 낯선 남자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거나 수염을 만지는 아내. 모든 것에 의욕을 잃었지만, 숲속의 죽은 나무를 세거나, 바위의 무늬 패턴을 보는 데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아내. 갱년기 우울증인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가? 숨겨진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모로코의 자살 폭탄테러리스트와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는 서로 다를까?” 숨겨진 뇌의 입장에서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터널 속에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자살 폭탄테러범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바로 종교적 독실함이나, 애국심의 정도가 아니라 이들이 소규모 집단에 속해 있느냐의 여부이다.’ 소규모 집단은 하나의 우주이고, ‘터널’로 외부세계와 분리된 곳이다.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왕이 될 것인가, 싸움닭이 될 것인가?” 마틴 루터 킹과 오바마는 무엇이 달랐을까? 뼛속 깊은 인종주의를 극복하고, 백인 주류의 미국사회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마바의 표심 얻기 전략은 무엇인가?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의 발언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당선된 데에는 오바마 캠프가 ‘인종편견’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을 심리 치료적으로 처방한 광고 전략이 톡톡한 효과를 발휘했다.

 

지은이 샹커 베단텀은 이와 같은 흥밋거리들로 가득 채우며 우리의 숨겨진 뇌에 깊이 새겨진 미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