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애플이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상상력 혁명ㅣ진형준 지음ㅣ살림 펴냄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최근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인 발표회 자리에서 한 이 발언에 대해 일반은 다소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아이패드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의 영감을 다름 아닌 인문학에서 얻었다는 고백이다. “기술은 기술 자체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이용하기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문학이 깨우쳐 줬습니다”라는 그의 말은 일반에게 충격을 줬다.

 

우리기업의 경우를 살펴보면, 현대건설 김중겸 사장은 ‘인문학 전도사’라고 불릴 정도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 결과 극소수였던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들은 2010년 신입공채에서 10배가량이 늘었다. 포스코 그룹은 600명에 이르는 팀장 이상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인문학 강좌를 연다. 우림건설 역시 한 달에 한 번 직원들을 위한 강좌를 열고, 저자 특강도 진행한다.

 

문학평론가인 진형준 교수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에서 ‘상상력과 창조경영’이라는 강의를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력 혁명: 따라갈 것인가, 창조할 것인가?>를 엮었다.

 

:::관리와 규율보다는 열정과 가치를 강조하는 글로벌 경영의 트렌드 변화를 읽고 일사불란한 조직보다는 창의적인 소수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옌센은 상상력을 중시하는 시대의 변화가 단순히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인식의 변화와 맥이 닿아 있음을 정확하게 짚어낸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영원히’라는 형용사를 사용한다. 그 형용사의 뜻대로라면 그가 말한 ‘드림 소사이어티’는 일시적으로 존재하게 될 사회가 아니다. 그 사회는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사회이며 아주 오래 지속될 사회이다. 그런 의미에서 옌센은 미래학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롤프 옌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눈앞에서 일고 있는 변화를 허겁지겁 뒤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진 교수는 “최근 인문경영 열풍에 대해 경영학이라는 실천적 영역과 인문학이라는 이론적 영역이 행복한 만남을 이루고 있다”며 환영하면서도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바로 경영에 있어 ‘창의성’이라는 것이 ‘독특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 수련 기간은 창의적인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조차 하지 않는 기간이다. 아니 창의성이라는 단어는 아예 잊고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잊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기본을 익히는 기간이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거의 한 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이다. 자기 일을 사랑할 수 있기까지 필요한 기간이다. 체험과 사랑과 창의성은 그런 수련 기간을 통해 한 몸이 된다.:::

 

그는 또 “넘쳐나는 ‘새로움’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을 질리게 한다”며 “새로운 경향들을 접하고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기는커녕 이른바 ‘새것 콤플렉스’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때문에 이 책은 창조경영과 혁신을 이끄는 ‘상상력’의 힘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여덟 개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 나는 상상한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꿈꾼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뒤집는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모든 것을 연결한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이야기를 만든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체험하고 사랑한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 나는 미래를 예견한다, 고로 나는 창조한다.

 

진 교수는 경제경영학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들을 이 여덟 개의 명제 아래 거의 모두 배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 명제들을 어떻게 경영에 적용시킬 것인지, 풍부한 인문학적·경영학적 지식을 종횡무진 질주한다. 이로써 창조경영과 혁신이라는 경영 과제에 커다란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매 순간 찾아오는 경영적 결단의 순간, 결정적인 통찰과 힌트를 제공하는 인문학이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