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바이엔 트위터 지원팀에 있었다. 2500명의 직원이 속해 있는 이 팀에는 베스트바이와 관련한 트위터 메시지가 뜨면 이들 가운데 아무나 즉각적으로 자기 판단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 당연히 상사에 보고하고 결재 받는 절차 없이, 이 팀은 하루에 100건 넘게 트위터를 통해 고객과 소통한다. 조시가 토요일에 트위터 메시지를 올리자, 일요일에 팀원 한 명이 관련부서와 조시에게 연락해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조시는 적군에서 아군으로 전향하게 됐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소비자의 힘은 스마트폰, 유투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등장하면서 기업의 통제 범위를 훨씬 넘어서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들은 과거의 경직된 프로세스와 위계질서로는 절대 고객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중론이다. <수직에서 수평으로>는 기업이 고객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비결로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뿐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아이디어 없는 직원은 없다. 그렇지만 어떤 아이디어는 무르익어서 혁신이 되고, 제품이 되고, 방법이 되고, 사업이 되는 반면, 어떤 아이디어는 땅에 묻힌다. 사람들은 결실을 맺은 아이디어를 보며 “나도 그 생각했었는데!” 하며 이마를 치기도 한다. 회사에서 나왔다가 사장되어 버린 아이디어를 들고 경쟁사가 치고 나오는 황망한 경우도 있다. 히어로 구동 기업의 문제는 아이디어 ‘창출’이 아니다. 아이디어 ‘선별’이 문제이다. 살릴 아이디어, 죽일 아이디어를 결정하고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직원들은 고객의 힘을 키워준 바로 그 기술들에 대해 경영자들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실제로 회사 방침과 무관하게 많은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사용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들을 쏟아내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트위터 지원팀도 한 호기심 많은 직원의 순전히 개인적인 노력에서 시작됐으며, 이를 경영진이 인정하고 지원하면서 전사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책은 이와 관련한 수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를 소개하며 권한이 강화된 고객을 상대로 회사가 성공하려면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고 권한을 부여해 고객의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길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경영 관행을 포기하는 것은 아직도 제법 큰 숙제로 남아 있다.

 

두 지은이 조시 버노포와 테드 섀들러는 고객과의 접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과 자유, 책임을 가진 직원을 ‘히어로(HERO: Highly Empowered and Resourceful Operatives)’라고 정의하며, SNS 경영 혁명에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 가장 큰 도전은 과연 경영진에게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줄 의지가 있느냐 하는 점. 직원들의 권한을 강화할 경우 업무 시간에 사적인 일을 할 가능성부터 보안 문제, 회사의 위계질서 등 수많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은이는 고객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환경이 되었다는 점, 이제 아이디어는 경영진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다.

 

책은 앞으로의 SNS경영은 관리와 통제로부터 벗어나서 히어로를 발굴하고, 촉진하고, 회사의 체계와 통합시키고, 과감한 개방과 공유에서 파생될 수 있는 리스크를 파악해 관리하는 데로 초점을 옮기는 것이라고 풀어 놓는다. 경영진 뿐 아니라 히어로 직원과 IT 부서의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통합할지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은 기업이 엄청나게 강력한 힘을 갖게 된 고객과 어떻게 더 잘 지낼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아가 기업이 소셜테크놀로지로 인한 유례없는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고 그 힘을 이용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기업 운영방식에 있어 일대 변혁이 필요한 이유와 변혁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남다른 아이디어를 갖고 소셜미디어 세계에서 노는 직원들은 문제아가 아니라 새로운 혁신의 씨앗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들에게 권한을 주고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게 해 성공한 사례가 이미 많은 만큼 SNS 세상에서 기업의 운명을 이끄는 ‘그들’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