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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3.0>경제 2010. 12. 27. 13:58지난 11월 G20 정상회담으로 2010년 하반기의 뜨거운 이슈였던 환율전쟁은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환율전쟁의 불씨는 여전하며, 환율은 세계 각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 사안으로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경제와 국내경제의 변화양상을 알려면 환율변동 요인을 파악해 그 요인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상해봐야 한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정확하지 못한 경기 전망으로 그 혼란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화폐전쟁 3.0>은 이러한 환율과 세계경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2008년 말 환율 전망에 실패했던 이유는 본원통화 중심으로 화폐경제 현상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09년에 본원통화량을 크게 늘리자, 이들은 달러가치 하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통화량 증가에도 화폐유통속도(광의의 통화량÷본원통화량)가 2007년 8.9배에서 2009년 4.1배로 크게 둔화되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통속도가 둔화됐다는 것은 국제무역과 자본거래에 필요한 달러자금 부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달러 강세 요인) 2008년 10월 ‘리먼 사태’ 이후 2009년 3월까지 나타난 전 세계적인 달러부족 현상(달러 강세)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유명 경제전문가들은 나름대로의 경기 전망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빗나갔고, 이로 인해 수많은 투자자들, 나아가 국가까지 큰 손해를 입었다. 지은이인 윤채현(한국시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이 낡은 화폐경제학 이론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각종 통계자료와 논리로 이들의 오류를 짚어낸다.
또한 지은이는 “<화폐전쟁>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인 금융위기의 원인을 음모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픽션일 뿐”이라며, 그 책의 지은이인 쑹훙빙이 제기하는 음모론도 비판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음모론자들은 1990년 일본 증시 붕괴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미국과 금융재벌의 음모로 보는데, 이는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국제 투기성 자본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주식투자손실과 환차손을 우려해 위험을 미리 관리하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으로 국내 주가가 30% 감소했다면, 국제 투기성 자본은 주식투자 손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도 보기 때문에 위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계 투기성 자본이 운영하는 펀드도 미국 국민의 돈이기에 해당 국가의 경제 불안 요인이 대두되면 고객들이 환매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투자자들 다수가 누리엘 루비니 교수처럼 ‘미국경제 비관론’을 제시한 경제학자들을 믿고 투자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 때문에 2009년 주가지수 상승 국면에서 투자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주식을 매도한 자금으로 2009년 하반기 유로화표시 금융상품과 유럽 증시에 투자한 사람은 완전히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유로화가치가 2009년 4분기 이후 급락했고 유럽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의 주장과 현실은 다른 것일까? ‘더블딥’ 전망이 빗나간 이유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그래야 다음 경제위기 국면에서 금융정책 당국이 또 다시 재정지출과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경우, 위기를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
2009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더블딥 전망이 빗나간 이유도 그가 화폐와 실물경제의 상호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9년 초 루비니 교수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이은 오바마 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지출로 자산시장에 다시 거품이 발생할 것”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거품은 발생하지 않았고 물가도 1년 이상 안정됐고 경기도 예상과 달리 빠르게 회복됐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실질 GDP가 증가하고 상장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거품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고, 경기침체기에는 유통속도가 둔화되기 때문에 통화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화폐전쟁은 과거보다 훨씬 더 환율이 중요한 무기로 부각될 것이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면서, 선진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출경쟁력은 환율 수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자재시장이 투기성 재화시장으로 부상한 것도 환율의 중요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환율결정원리를 모르면 주식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 부동산시장과 같은 투기성 재화시장에서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졌다. 국제 투기성 자본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환율변동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되면 외화(달러)를 이동시켜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 변동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경기를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투자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투기성 자본이 역사적인 금융위기에서 타깃 국가의 재테크시장을 어떻게 공략했는지를 설명하는 이 책은 미래 화폐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벌어질지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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