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위기를 인간에게 전할 수 있다면 그 어떤 희생도 두렵지 않습니다.”

 

호주 연안의 고래 집단 자살, 백두산 뱀떼 출현, 아칸소주의 새떼 죽음 등 최근 지구에서는 동물들의 집단 자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불편한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잊어버리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지진이 일어나면 그때서야 동물들이 표현하고 말하고 싶어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뒤늦은 추측을 하곤 한다.

 

이미지_ 다잉 메시지, 최경아 외, 수선재..jpg *다잉 메시지, 최경아 외, 수선재.

 

인간들이 동물들의 집단 자살이 경고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내 잊어버리는 이유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합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어서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다잉 메시지>는 동식물들과의 교감을 통해 집단자살의 원인을 그들의 입을 통해서 직접 들을 수 있고, 그 경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얼마 전까지 구제역으로 수백 만 마리의 돼지와 소들이 몰살하는 장면이 보도됐다. 많은 이들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을 남기긴 했지만, 정작 전염병이라는 특성 상 묻을 수밖에 없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생명을 산채로 생매장하는 것은 인간들의 경제적, 편리성 때문에 하는 행동들이고, 그 행동들로 인해 동물들이 받는 고통은 핑계로 마무리 지으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근본적인 구제역 해결책은 무엇일까. 책은 구제역에 대한 원인과 해결방법을 돼지의 입을 통해 직접 들려 준다. 구제역의 원인은 다름 아닌 인간의 비정상적인 사육방식이었고, 돼지나 소를 인간과 같이 존중받아야 할 생명체나 동반자가 아닌 단백질 상품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그리고 구제역의 종식을 위해선 돼지나 소의 자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병을 이기는 방법도 항생제나 각종 화학약품이 아닌 자체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은 동물들에게도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책은 진정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연을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지 인간과 함께 살고 싶을 뿐인데…

 

개는 영성이 높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자 애완동물로 가장 선호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많이 버림받고 고통 받고 있는 동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인간 곁에서 인간과 같이 살고자 다가오는 동물들이 인간으로 인해 가장 많이 고통 받고 있는 것 같다.

 

책은 개를 인간의 동반자라는 의식에서 출발해 개와의 교감을 통해 개의 목소리로 직접 보신탕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한다. ‘먹어야 한다’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떠나, 개는 인간들이 자신들을 먹잇감으로 보며 고통스럽게 식용견으로 키워지는 현실에 울분을 토한다.

 

책은 동물들이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라도 알려주려는 이유는 그들이 아직도 인간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들의 괴롭힘에도 동물들은 인간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과 공존하고 싶어 하고, 인간을 살리고 싶어 하고, 더불어 자신들의 터전인 지구를 살리고 싶어 한다. 동물도 인간처럼 존중받아야할 고귀한 생명체인 동시에 같이 공존해야할 운명공동체임을 깨닫는다면, 인간은 지금 이 순간 지구가족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