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타나토노트> <뇌> <나무> <파피용> 그리고 <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세계적 화제작을 써낸 베르나르 베르베르. 과연 그의 상상력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 걸까.

 

이미지_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외, 열린책들..jpg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외, 열린책들.

 

베르베르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로 알려져 있다.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난 그는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120여 차례의 개작을 거친 <개미>를 출간, 놀라운 과학적 상상력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베르베르의 마르지 않는 상상력이 어디에서 발원한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은 상상력을 촉발하고 사고를 전복시키는 기묘한 지식을 비롯해 잠언과 일화, 단상을 담고 있다.

 

베르베르는 열네 살 때부터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노트를 기록해 왔다. 30년 이상 계속 써온 그 노트 속엔 스스로 떠올린 영감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 발상과 관점을 뒤집게 하는 사건들, 생각을 요구하는 수수께끼와 미스터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해석 등이 차곡차곡 쌓였다.

 

베르베르는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세계의 저명한 과학자들과 접촉한 경험과 함께 과학계의 의미심장한 것들을 발견한다. 작가가 된 이후엔 인간의 영적·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문학적 탐구의 결과들을 더하면서 그의 노트는 범위를 한정할 수 없는 <백과사전>으로 자라났다. 그 일부가 지난 1996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란 이름으로 소개되기도 했는데, 이 책은 거기에 230개 이상의 새로운 항목들이 대폭 추가한 것이다.

 

문학과 과학, 인류학, 심리학, 전설, 신화, 연금술, 처세, 심지어 게임까지, 이 책에 소개되는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때로는 독자를 역설적 상황으로 몰아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인간의 본질을 꼬집는 일침으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책엔 ▲인간은 왜 자신을 도와준 사람보다 자신이 도와준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되는지 ▲쥐들의 세계에 어떻게 노예 제도가 만들어지는지 ▲교황을 선출할 때 왜 남성성을 확인하는 기이한 절차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억지 주장을 상대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 ▲검투사들은 왜 날렵하기보다는 대개 뚱보였는지 ▲공기 호흡을 하는 돌고래가 어떻게 바다 속에서 잠을 자고 꿈을 꾸는지 등 많은 새로운 사실이 담겨 있다.

 

책은 베르베르가 쓴 작품의 씨앗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묘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