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은 <나와 너의 사회과학>에서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사회과학의 르네상스’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공동의 문제를 바로 보고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선 이성의 힘이 제대로 작동해야 하며, 의견을 모아나가고 합의해가기 위해서는 사회과학의 언어가 수단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상의 작동원리를 보다 깊고 보다 넓게 읽는 방법으로 사회과학 공부를 강권하면서, 이를 통해 공동체를 지켜나가자고 말한다.

 

사회과학은 사전적인 의미로 인간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을 말한다. 사회학, 정치학, 법학, 행정학, 심리학 등이 포함된다. 우리가 사회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음을 깨닫고, 그 틀 안에서 생겨난 문제점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사회과학의 인식과 도구가 필요하다. 복잡한 세상을 자신의 눈으로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힘이 사회과학 공부에 있다.


‘살아있는 사회과학’을 만나보자

 

그렇다면 공동체를 살리는 사회과학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책은 실험실과 연구실에서 만나는 숫자와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마주보고 있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과정으로서 나와 너가, 그리고 우리가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소통하고 토론하자고 주문한다. 나아가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연구주제는 어떻게 선택되는지, 그리고 어떠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지를 지은이 특유의 비유와 예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사회의 그 어느 것도 공짜로 좋아지거나 개선되는 일은 없다. 정부나 정당이 알아서 미리미리 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발언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레든 퀸의 가설’이 바로 그 얘기 아닌가? 열심히 뛰지 않으면 제자리에 서 있을 수도 없는 나라, 그게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정말 이상한 나라를 보게 될지 모른다.

 

지은이는 “긴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사회과학 공부를 해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국가와 사회, 경제 그리고 윤리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하거나, 세상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사회과학 공부하기를 권한다.

 

우리에게 사회과학의 시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더 많은 소녀들과 주부들이 이 사회과학에 초대되어야 하고, 그들이 “당신들이 맞다, 틀리다”라고 기꺼이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사회과학은 글을 쓰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 또는 사회의 대안을 찾아갈 때 길잡이가 되어주는 실용적인 목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과학의 언어가 엘리트 남성들의 전투 용어에서 여성을 포함한 생활인들의 일상 용어로 바뀌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이 책은 애덤 스미스에서 에밀 뒤르켐, 데카르트에서 칼 포퍼까지 위대한 사상과 철학, 최신 논쟁과 연구 흐름을 놀랍도록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며, 사회과학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개념들도 소개하면서, 사회를 살리는 사회과학의 힘과 함께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과학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특히 사회과학을 낯설어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재미있게 사회과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학주의와 해석학, 개인과 구조, 환원주의와 다원론, 실존과 선택, 시간과 공간, 시스템과 게임이론 같은 사회과학의 주요 장치들이 우리의 정치와 경제, 문화와 일상을 어떻게 읽어내고 해석할 수 있는지를 유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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