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던 피아노를 더 이상 연주할 수 없게 된 한 피아니스트가 '어떤 책'을 읽고 난 뒤, 사고를 일으킨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미움의 응어리를 내려놓고, 그 사람을 용서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영혼을 감동시킨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왔을까?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참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주는 작가 김홍신의 <인생사용설명서>가 일으킨 기적 중 하나다.

 

 이미지_ 인생사용설명서 두번째 이야기, 김홍신, 해냄..jpg *인생사용설명서 두번째 이야기, 김홍신, 해냄. 
이미지_ 인생사용설명서, 김홍신, 해냄..jpg *인생사용설명서.

 

이 책은 어떤 사람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꿔놓기도 하고, 좌절과 실의에 빠져 있던 사람들의 삶에 다시 열정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변화한 수많은 사람들을 강연회를 통해 만나온 지은이가 그 응원에 힘입어 이번에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를 내놓았다. 전편과 같이 일곱 가지 물음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는 개인의 인생에 대한 지침을 넘어, 한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소신 있는 삶을 꾸려갈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 웃음치료 교실에 오시는 80대 할머니가 계시는데 언제나 싱글벙글 웃으신답니다. 부럽기도 하고 그 비결이 궁금해서 “할머니, 요즘 건강하시죠?”라고 물었더니, “응, 아주 건강해. 말기 암 빼고는 다 좋아”라고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누구나 암을 ‘고질병’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고칠 병’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 할머니는 누가 뭐라 해도 인간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요? 말기 암에 걸렸지만 결코 세상에 무릎 꿇지 않은 80대 할머니의 환한 웃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 나는 성공인지, 모두가 공감하고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은이는 책에서 우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삶의 매 순간을 각 개인이 어떻게 보내야하는지에 관해 풀어놓는다. 시간의 소중함, 특히 젊음의 아름다운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으로, 지은이는 “젊은이라면 근사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열정을 다해 살 것을 주문한다.

 

이어 소통의 근원인 ‘마음’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음을 잘 다스려 삶에 해로운 열등감, 질투, 증오 등의 감정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또 실패나 고통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하는 사랑과 희망의 힘을 강조한다.

 

✔ 대학 시절, 데모하다 잡혀갔다가 담당 형사에게 들은 이야기가 지금껏 잊히지 않습니다. “잡혀 온 학생 중에 겁에 질려 손발이 닳도록 비는 녀석은 따귀 한 대 갈기고 싶지만, 데모 대열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녀석은 나중에 저 기세로 어떤 인물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라고 말입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당당할 때, 스스로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것이지요. ‘사람다움’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는 자존심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국가다움’을 위해서는 역사, 문화, 철학, 전통을 아우르는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을 품는 순간

'희망은 솟아난다'

 

지은이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아울러 IMF 등 어려운 시절을 버텨내는 데 원동력이 된 ‘흥’이라는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계속해 잘 살려가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독도 영유권 문제나 기근으로 고생하는 북한 동포와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가 꼭 지켜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남들과 함께 지혜롭게 더불어 사는 방법을 제시하며, 나와는 다른 남의 모습을 지적하는 게 아닌, 그 차이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충돌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부딪쳐서 더 아름답거나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의미하지요. 거칠게 깨뜨린 돌멩이를 한데 넣어 계속 충돌시키면 모난 부분은 부서지고 결국 예쁜 조약돌이 됩니다. 보석을 가공할 때 원석과 도구가 충돌해서 영롱한 광채를 발하는 보석이 만들어지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질병과 의술이 충돌하여 환자의 고통이 소멸됩니다. 문명의 가치 창조, 예술적 승화, 인간애의 따뜻한 모습도 그렇게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오른손과 왼손을 두루 사용하는 지혜를 통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 동서의 지역 갈등, 남북한의 좌우 대립, 세대 갈등, 남녀 차별, 빈부 격차, 노사 갈등 등을 녹이는 세상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진정으로 ‘살맛나는’ 세상은 나만 잘 사는 곳이 아니라, 나와 더불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다.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고 온갖 차별이 사라질 때, 각 개인은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 책은 이렇게 살맛나는 세상을 가꾸는 주인공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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