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_ 돈이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크루거 외, 한수영, 시아.jpg *돈이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크루거 외/한수영, 시아.

 

현실적이면서 추상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는 ‘돈’. 우리는 이 돈을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한다. 그렇지만 때로는 이러한 돈에 의미가 부여된다. 우리는 기분을 달래기 위해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위해서, 존경을 받기 위해서 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는 와중에 돈은 현실적인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버린다. 원래의 존재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로 탈바꿈하며 현실을 초월하게 되는 것이다.

 

✔ 지금 당신은 똑똑해 보이는 사람 60~70명과 함께 경매장에 있다. 경매진행자가 100달러 지폐를 보여주며 진행 규정에 대해 설명한다. “입찰 단위는 5달러입니다. 최고 입찰자가 지폐를 갖게 되고,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제시한 입찰자는 입찰 금액을 지불하되 아무 것도 받지 못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이 지폐는 진짜 돈입니다.” 몇 초 만에 입찰금액은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곧 300달러에 육박했다. 그 중 두 명의 참가자 사이에 치열한 접전이 붙었다. 결국 한 사람은 465달러에 100달러 지폐를 갖게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460달러를 내고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 (…) 위의 이야기는 실화다.

 

<돈이란 무엇인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희비를 엇갈리게 만드는 돈에 관한 이야기다. 정신분석학 의사로 일해 온 지은이 데이비드 크루거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돈에 자신의 감정을 토대로 가치를 주입하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돈을 원래보다 더 큰 존재로 만든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단순히 돈을 벌고, 모으고, 쓰기만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돈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장난삼아 돈에 손을 대보기도 하고, 돈을 갖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돈을 경멸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돈을 이용해서 자신에게 상을 주거나 자신을 벌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실제로는 돈이 갖고 있지 않는 힘을 믿으며 살아가고, 어느새 돈의 지배를 받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이른바 돈을 ‘수많은 악의 뿌리’라고 표현하지만, 지은이는 이에 대해 돈 자체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돈에 대한 사람들의 애착이라는 것이다. 부유함이나 재산 따위를 좇는 행위 자체는 우리 인생에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지만, 그렇게 좇는 와중에 자신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 우리가 돈을 더 큰 존재로 만드는 순간, 즉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동전, 지폐, 수표 이상의 존재로 만드는 순간부터, 우리는 더 이상 돈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1달러는 100센트라는 기본 등식에도 변수가 생기고, 결국 돈에 대한 정확한 정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돈에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부터 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수입, 지출, 자산, 투자를 바라보는 눈과 관리하는 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해 이야기 하는 이 책에서 지은이가 다루는 내용은 바로 사람과 돈의 관계이며, 재정적인 성공을 비롯해 삶 전반에 돈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것이다.

 

지은이는 “돈이 이야기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돈은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는 걸까. 이 책은 이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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