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 관계에서 인권의 범위는 고문당하거나 노예로 팔리거나 자의적으로 구금당하지 않을 권리 등 시민적·정치적 권리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도 포함한다. 이 가운데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는 식량·교육·건강·주거·노동의 권리를 비롯해 사형제가 있다.

 

인권은 정치적이다ㅣ앤드류 클래펌 지음ㅣ박용현 지음ㅣ한겨레출판 펴냄 사형제는 인권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전 세계 국가의 절반 정도가 공식적으로 사형제를 폐지했고 나머지 국가 중에서도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는 소수의 나라에 불과하다. 현재 사형제는 보편적 인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경계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사형제가 폐지된 유엔연합은 다른 지역에서의 사형제 폐지를 ‘인권의 점진적 발전’ 요소로 간주한다. 즉, 역사적으로 1948년 세계인권선언에서도 언급이 없던 사형제가 점진적 인권의 영역에서 보편적 인권의 자리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권이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역사가 발전할수록 더욱 그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인권은 정치적이다≫는 ‘인권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인권의 개념이 어디서 생겨났으며, 인권 운동이 어떻게 전 세계에 통하는 일련의 인권 원칙을 일궈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국제사회에서 인권이 어떻게 법적, 제도적 지위를 획득하고 있으며, 현대의 이론적 쟁점은 무엇이고, 다양한 인권 항목들을 둘러싼 논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인권사상사에서부터 인권의 국제적 제도화 과정, 유엔의 인권 관련 시스템, 인권을 둘러싼 법적인 쟁점, 현대 사회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핵심적인 인권 항목들에 대한 고찰 등 방대한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와 함께 인권이 세상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도 살피고, 이 모든 권리 이야기로부터 현대적 의미의 인권 문제를 살펴본다.

 

이 책은 날로 열악해지는 우리 사회의 인권 현실과 이를 타개하려는 인권 운동의 확산, 그리고 인권 담론의 대중화 추세에 비춰 인권 문제에 관한 해답을 내놓고 있다. 지은이 앤드류 클래펌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인권 이론에 가까이 다가가고, 또한 현실을 바꿔나가기 위한 새로운 실천적 영감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다. [출처=지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