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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요의 허브에서
    경제 2012. 12. 18. 18:25

    [어번던스]


    세계경제의 장기 불황, 자원 고갈과 환경 문제, 물・식량 부족, 극심한 양극화 등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뉴스들이 각종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내재된 심리 성향의 약점을 극복하고 현재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세상을 직시하면 미래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세계적인 과학저술가 매트 리들리는 <이성적 낙관주의자>에서 인류의 삶은 지속적으로 향상됐고, 앞으로 100년 인류는 전례 없는 번영을 누릴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또 하버드의 진화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폭력의 역사>에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금이 가장 안전하고 폭력 없는 시대라는 점을 논증했다.


    피터 다이어맨디스와 스티븐 코틀러의 <어번던스> 역시 역사적 연구와 과학적 근거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은 오히려 유례없는 번영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우선 낙관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비시키는 비관주의가 왜 이토록 세상에 만연해 있는지, 그리고 과연 그러한 예측의 근거들은 확실한 것인지 추적한다.


    * 어번던스, 피터 다이어맨디스 외, 권오열, 와이즈베리


    지은이에 따르면, 전쟁과 기아, 빈곤 등 미디어의 비관적인 기사에 노출된 우리는 풍요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냉소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이는 생존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들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인간의 편도체와 자극적인 기사로 흥미를 끌려는 미디어, 이익보다는 비슷한 수준의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손실 혐오’라는 인지 편향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 인간의 평균 수명은 2배 이상, 1인당 수입은 3배 증가했다. 유아 사망률은 10배 이하로 내려갔으며 우리는 10배에서 1000배 저렴한 비용으로 음식, 전기, 교통, 통신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한때 알루미늄은 나폴레옹 3세가 태국의 샴 왕을 접대하는 식기로 쓰였을 만큼 백금이나 은보다 귀한 금속이었으나, 전기분해라는 기술 이후에는 쓰고 버려도 될 만큼 값싸고 흔한 금속이 됐다.


    19세기 영국은 거리가 말똥으로 뒤덮여 파멸에 이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동차가 발명되자 말똥이 아니라 매연에 의한 대기 오염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이처럼 급속하게 발전하는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인류는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곤 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무한 컴퓨팅, 스마트 그리드, 3차원 프린팅, 나노 기술, 바이오 연료, 인공 지능, 줄기 세포, 태양 전지, 생명 공학 등의 기술을 이용해 깨끗한 물, 양질의 음식, 적절한 주택, 맞춤형 교육,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 풍부한 무공해 에너지를 제공하는 새로운 산업이 발달한다고 역설한다.


    우선 에너지 산업이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태양 전지를 생산하는 비용은 디젤 발전기의 5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를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제러미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에서 인터넷 기술과 재생 에너지가 만드는 새로운 산업혁명을 기획하며, 전 세계가 에너지를 공유하는 스마트 그리드와 원재료와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3차원 프린팅, 새로운 공유 경제 모델과 정책적 비전을 제시한다면, 지은이는 풍요한 미래를 만드는 구체적인 기술과 실천 방법들에 초점을 맞춰, 에너지를 비롯한 물, 식량, 의료 등 이른바 풍요 피라미드의 총체적 모습을 그려냈다.


    딘 카멘이 개발한 슬량샷(Slingshot)이라는 워터메이커는 나노 기술을 이용해 하루에 천 리터의 바닷물이나 오물을 이용해 식수를 만든다. 한창 개발 중인 랩온어칩(Lab-on-a-Chip) 기술은 의료 분야의 혁신을 가져온다. 


    휴대 전화 크기의 들고 다닐 수 있는 장치에 장착된 랩온어칩은 피나 소변을 채취해 바로 수십 가지의 질병을 진단하고, 신종 플루와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견되면 즉시 정보를 업로드해 질병에 대처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인공 지능 무인 항공기는 도로가 존재하지 않는 오지에 농기계부터 의료품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값싼 비용으로 빠르게 수송할 수 있는 운송의 혁신을 가져온다. 안경부터 맞춤식 의족, 로봇과 항공기까지 온갖 것을 찍어내는 3차원 프린팅은 장소와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생명 공학 기업들은 3차원 프린팅으로 인간의 장기를 만들어내는 실험을 하고 있으며, 국제 우주 정거장에 있는 우주 비행사들은 필요할 때는 언제든 예비 부품을 인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대담한 비즈니스는 정부나 대기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혁신가를 육성하고, 엑스프라이즈 계획에 자금을 지원할 자선가를 모아, 그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풍요의 허브를 만드는 작업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제임스 캐머런, 안사리와 같은 자선가나 구글, 퀄컴 등의 기업이 자금을 지원하는 엑스프라이즈 계획은 상업용 우주선이나 달 착륙 로봇, 휴대용 의료 장치, 고효율 자동차, 게놈 분석에 필요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상업적으로 발전시켜 인류 발전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전망(사진제공: 이슈퀘스트)

    피터 다이어맨디스가 창의적 혁신기술을 가르친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싱귤래리티 대학의 경우 생명 공학과 생물 정보학, 컴퓨터 시스템, 네트워크와 센서, 인공 지능, 로봇 공학, 의학, 나노 물질, 나노 기술 등 기하급수로 성장하는 8개 분야를 핵심 교과 과정으로 채택해 인류의 미래를 바꿀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이들은 수십억 인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주요 도전 과제를 해결하며 산업을 재편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책은 에너지 위기와 경제 위기에 봉착한 각국 정부와 자유와 복지를 갈망하는 시민 사회, 장기 불황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기업과 개인에게 실현 가능한 낙관적인 미래의 청사진을 펼쳐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전 인류는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풍요 피라미드의 기초인 식량, 물, 주거를 보장받게 된다. 이어 에너지, 교육, 정보 통신 기술의 혜택을 받게 되고, 마지막으로 풍요 피라미드의 맨 윗단인 건강과 자유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 CEO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대화의 방향을 바꿔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적 혁신가들을 조명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는 단순히 뛰어난 지성들의 초상 그 이상이다. 그것은 우리가 공감과 지혜를 지렛대 삼을 때 선을 행할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사진출처: 부산대학교 에너지기술인력양성센터>


    글 한주연 <함께하는 우리들의 세상이야기 ⓒ지데일리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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