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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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처럼공감한줄 2014. 1. 27. 11:23
박완서 선생님의 부음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묘하게도 선생님의 얼굴이 아니라 선생님의 소설이 아니라 선생님의 집이었다. 볕이 좋은 어느 날 창가 옆 소파에 소녀처럼 얌전히 앉아 계시던 선생님이 마당으로 고개를 돌려서는 나무며 계절이며 영화며 여행이며 책을 이야기하시는데 연신 나는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 가 아니라 이 집에서 살고 싶다, 라고 발음했던 것 같다. 참으로 안도가 되는 평화 속에 한 몸처럼 한 덩어리로 한 풍경을 이루던 사람과 집. 바쁠 필요도 없고 시끄러울 필요도 없고 느리면 느린 대로 고요하면 고요한 대로 흘러가는 삶의 어떤 숨 같은 거, 호흡 같은 거, 우리가 바라는 집이란 결국 이러한 여유 아닐까. / 김민정 (한겨레출판사)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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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이란, 붙잡을 수 없는 것공감한줄 2013. 11. 13. 18:29
한 치 앞은 어둠이고 빛이기도 하다. 어둠에 내던져질지, 빛으로 뛰어들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인생을 타자에게 맡기는 타율적인 삶 속에서는 절대 빛을 얻을 수 없다. 안정은 언제나 겉보기에 불과할 뿐, 한 치 앞에는 칠흑 같은 어둠이 기다리고 있다. 안정은 망상이거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안정은 아버지의 무사안일주의에서 태어나고, 어머니가 심어 준 신기루에 불과하다. 아무리 좇아 가도 멀어지기만 하지, 손에 잡히는 일은 없다. / 마루야마 겐지 (바다출판사) - 함께 가는 세상을 봅니다! - [책]으로 [만]나는 [세]상 ⓒ지데일리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저자마루야마 겐지 지음출판사바다출판사 | 2013-10-30 출간카테고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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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해 배우는 때이기에공감한줄 2013. 9. 30. 16:28
사람들이 흔히 세속적 성공을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외모나 활발한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들이 노년기에도 부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동기에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 속에 자랐거나, 아동기에 가졌던 좋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간접적 결과물이다. 왜냐하면 아동기야말로 아이들에게 앞으로의 삶을 확신을 갖고 살아가도록 온힘을 다해 배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성공하는 삶을 예상하게 하는 척도는 어린 시절의 경제적 풍요나 사회적 특권이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경험이다. / 조지 베이런트 (21세기북스)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행복의 비밀저자조지 베일런트 지음출판사21세기북스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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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등산과 마찬가지라서…공감한줄 2013. 9. 11. 08:00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는 행복이다. 행복하려고 태어났지 불행하려고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각자 선택한 행복에 이르는 길은 제각각 다르다. 창조주는 우리가 행복하길 바라고 창조하셨고, 행복해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춰주셨다. 나이 먹어가면서 그게 눈에 보이고 실감으로 느껴지는 게 연륜이고 나잇값인가 보다. 인생도 등산이나 마찬가지로 오르막길은 길고, 절정의 입지는 좁고 누리는 시간도 순간적이니까. / 박완서 (열림원)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노란집저자박완서 지음출판사열림원 | 2013-08-3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이 잡는 풍경까지도 그립게 만드는 유머 감각 박완서, 그의 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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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받는 선물은?공감한줄 2013. 7. 30. 20:17
시간은 ‘선물’이란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남과 동시에 시간이라는 선물을 받지. 무엇이든 선물은 좋은 것이고, 대가 없이 주는 것이 선물이란다. 내가 주었으니까 너도 나한테 뭔가를 주겠지 하고 기대를 한다면 그건 선물이 아니고 거래가 되겠지. 사람의 몸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분이 하느님인지, 신령님인지, 삼신할머니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 분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우리한테 선물을 주었을 것이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 않니? 그런데 뭔가를 받게 되면 나도 뭔가를 갚아야지 생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그러고 보면 인생은 시간이라는 선물을 받아서 일생 동안 그 고마움을 갚아 나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 김병연 (책보세) 트위터 @gdaily4u 자료도움 gdaily4u@gmail.com 민지야 아빠야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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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떤 색일까?공감한줄 2013. 5. 3. 06:54
예전에 영화 〈원 나잇 스탠드One Night Stand〉에서 “걱정 마. 인생은 오렌지니까”라는 대사를 듣고 한참을 고민했던 적이 있다. 왜 오렌지라는 거지? 바나나나 토마토, 혹은 복숭아는 안 되나?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정답이었다. 누군가에게 인생은 오렌지일 수 있고 또 바나나일 수 있고, 혹은 개떡이나 똥파리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저마다 각자의 의미로 인생을 사는 거다. / 김경 (달)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저자김경 지음출판사달 | 2013-04-18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뼛속까지 아름다워지는 취향의 파노라마!내 취향대로 살며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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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삶을 의심했다라이프 2013. 4. 22. 00:17
[모범답안에 반역을 권함] 과거 미국의 유명한 인권지도자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일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그는 젊었을 때 수레를 끌고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워낙 무거워서 누군가가 뒤에서 수레를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그는 수레를 세우고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 우두커니 서서 수레를 밀어줄 사람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수레를 밀어주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그 누구도 수레를 밀어줄 생각은 않고 그냥 그의 곁을 지나쳐 갔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무거운 수레를 끌고 급한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곧 그의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숨이 막혀왔다. 바로 그 때 그 힘든 모습을 본 어느 행인이 뒤에서 수레를 밀어주기 시작했다. 스스로 아무런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기적만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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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은 누굴까?공감한줄 2013. 4. 15. 17:12
생애 처음 찾아온 경제적 안정은 달콤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여말선초(麗末鮮初)로 부르는 인생 주기, 50대 초중반의 연령 지대에 이르자 전혀 예상치도 않았던 질문이 단단히 닫힌 것만 같았던 맨홀 뚜껑을 열고 출현했다.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고? 이 느닷없는 질문을 제기한 자의 정체를 몰라 어리둥절했다. 너는 누구냐? 글쎄, 나는 누굴까? 나는 교수다. 그래 그건 알아, 그런데 그거 말고 무얼 하고 있는가, 삶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너는 왜 매일 논문 쓰느라 허우적대고 있는가, 허둥대면서 30~40대를 살아왔을 뿐 ‘진정한 너’를 찾아본 적이 있는가? 이 질문을 제기한 내 심연의 ‘다른 나’에게 줄 답이 없어 난감했다. 정말 난감했다. / 송호근 (이와우) 그들은 소리내 울지않는다저자송호근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