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수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시대다. 많은 네티즌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정보를 다루거나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도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스스로를 잘 드러내줄 표현법을 지니고 있지 않다. 전문가의 문법을 흉내 내거나 제도권의 과정을 정상적으로 거쳐 지식인이 된다.


웹 시대의 지성ㅣ이원희 지음ㅣ말글빛냄 다만 언제나 현실에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대다수다. 또 현실적으로 아무리 정보를 많이 공유하더라도 결국 일반 시민들은 제한된 정보만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들을 흔히 정보수용자라고 한다.


반면 정보생산자들은 고급한 정보를 쥐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상품처럼 유통하면서 자본주의 시대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정보 민주화를 언급하지만 현실적으로 언제나 정보는 불균형하게 공급될 전망이다.


:::2008년 겨울 미네르바가 체포됐다. 외환위기를 조장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논란이 일었다. 사람들은 과연 그의 글이 허위사실인지, 국가가 네티즌의 의견을 과잉으로 통제하는 것은 아닌지 논쟁했다.

그런데 나는 그 점보다는 다른 부분이 눈에 띄었다. 사실 미네르바가 체포된 뒤 그의 학력과 무직이라는 경력이 부각되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의 배경을 자주 화제로 삼았다. 사기꾼에게 감쪽같이 속았다는 어조였다. 미네르바의 경제 분석이 상당한 수준에 있었다고 인정하던 교수는 잠시 연락이 끊겼다. 사람들은 미네르바를 옹호하는 자들과 비판하는 자들로 갈렸다. 그런가하면 그 상황을 황당한 소동쯤으로 격하했다.[51쪽]:::



≪웹 시대의 지성≫은 웹 공간에서의 정보 수용자로서 올바르고 정확한 자기 의사 표현과 정보 가치의 성실한 공유 등 성숙한 지성인이 되기 위한 자세와 방법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시민지성이 시민적 지식인과 긍정적으로 조우하려면 스스로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아직은 모호한’ 시민지성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명쾌하게 예상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 독립저술가나 파워블로거 등의 진로와 지식인과 전문가의 역할과 의무를 떠올리며 새로운 지성의 길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수용한다면, 시민지성이 지향해야 할 길을 다음과 같은 세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정보수용자의 관점이요, 둘째, 전문성의 관점이며, 셋째, 사회적 참여의 측면에서 살필 수 있다.

우선 정보수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시민지성이 과연 정보생산자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2장에서 살폈듯이 시민이라는 표현에는 이미 아마추어적이라는 어조가 깔려있다. 굳이 시민논객처럼 논객에 시민이라는 표현을 붙일 필요가 없지만 일반인이 전문가 행위를 할 때 흔히 ‘시민’을 붙인다. 그 단어가 붙으면 그들은 수용자의 범주에 묶인다. 고작 해야 능동적 수용자로 그럭저럭 전문적인 식견을 뽐낼 뿐이다.[80~81쪽]:::



책은 네티즌 스스로 아주 능숙하고도 세련되게 정보를 수용하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비판적 추론이나 상상을 통해 제한된 정보에서 다양한 의미를 얻고, 이를 에세이로 써보면서 읽는 법을 몸에 익힐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은이 이원희는 “인터넷에는 우리와 마음에 맞는 사람이 언제나 있으니 그들과 함께 실질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노력을 하는 데까지 이를 수 있다”며 “그때 우리는 성숙한 시민으로, 시민지성이라 불릴 만큼 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