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최근 미국 내 한 통계에 따르면, 2000만 가족 이상이, 즉 세 가족 중 한 가족이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사진=특별하지 않은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ㅣ잭 켄필드·마크 빅터 한센 지음ㅣ이인경 서혜전 옮김ㅣ이너북스 펴냄 신체적인 장애뿐 아니라 자폐나 ADHD 등의 발달지체를 가진 자녀를 키우는 가정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와 교육하는 교사들은 교육하면서 보람과 기쁨 그리고 고민 등 생활의 희비가 교차하기 마련일 것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일을 도전이라 하면, 장애가 있는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는 도전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좌절하며 쇼핑 목록이 적힌 종이를 구겨 버린 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부인, 괜찮아요?”누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깊은 생각에 빠져 있어서 옆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에게는 신경 쓰지 못했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서 어깨에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 “괜찮아요? 혹시 돈이 모자라나요? 내가 좀……?”

나는 내 얼굴을 가렸던 손을 천천히 내리고,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부인의 눈을 쳐다보았다. “아, 괜찮습니다. 아주머니.”눈물을 닦고 침착해지려고 노력하면서 말했다. “돈은 충분히 있어요.”

“그러면, 왜 그러죠?”그 부인은 계속해서 물었다.

“너무 힘이 들어서요. 내일 병원에서 우리 아이들을 퇴원시키려고 지금 여기서 장을 보는 거예요.”

“퇴원해서 집으로 온다고요! 정말 축하할 일이군요. 멋진 축하파티를 하겠군요!”

곧 이 낯선 부인이 친구로 느껴졌다. 그녀는 구겨진 쇼핑 목록을 펴서 검토하면서 내 쇼핑을 도와주었다. 그녀는 목록에 있는 물건을 모두 살 때까지 내 곁을 지켜 주었을 뿐만 아니라 주차장까지 따라 와서 짐칸에 물건을 싣는 것도 도와주었다. 다 마친 후에는 웃으면서 나를 안아 주고 배웅했다.

쇼핑한 식료품을 집 안으로 옮기고 나니 벌써 12시가 넘어 있었다. 그때 나는 그 부인이 큰 교훈을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아이들이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온단 말이지!” 나는 기뻐 소리쳤다. “조엘은 생명유지 장치를 끊고 이제 조절 장치로도 생활할 수 있어. 지나와 나는 식이요법을 관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슐린 주사도 잘 놓을 수 있어. 신께서 마트에서 내 어려움을 돌봐 주셨듯이 신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우리를 도와주실 거야. 정말 이 모든 것이 축하할 일이 아니겠어!”나는 텅 빈 집을 향해 소리쳤다.

“멋진 축하파티를 하겠군요.”라고 말했던 그 낯선 부인의 말대로“그래! 파티를 하자.”

우리는 멋진 파티를 했다.:::


 

≪특별하지 않은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는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장애자녀 양육가정의 감동어린 실화다. 특히 장애를 딛고 홀로 서기에 도전하는 이야기는 희망 그 자체다.

 

이 책엔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와 관련 전문가들이 출판사로 보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은이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 등은 이 책은 이 책을 기획하면서 “기획 의도와 내용은 좋은데 ‘특별한 요구’나 ‘장애’라는 말은 편하지가 않았다”고 밝힌다.

 

실제 번역 과정에서도 제목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을 특수아동이나 장애를 가진 아동과 관련된 사람으로 한정지을 수는 없었다는 판단에서다.

 

지은이는 “이 책은 장애아동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다”라며 “장애가 있는 아동이나 장애가 없는 아동을 키우는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교사, 의사, 사회복지사, 가족의 친구 그리고 아동을 양육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강조한다.

 

:::치과 의사 선생님이 내 이를 씌우면서 말씀하셨다. “대체 왜 이 앞도 못 보는 아이가 스케이트를 타게 내버려 두는 건가요?” 우리 아버지는 “앞을 보는 아이들도 기둥을 들이받고 다치지 않나요?”하고 되물으셨다. 치과 의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나는 아버지께 말했다. “아빠, 어제 내가 나무에 올라 탄 건 말하지 마세요.” “안 하마. 그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꾸나.”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왜 사람들은 내가 아무것도 못 할 거라 생각하는 거죠?” “그건 그 사람들이 자기네 스스로가 앞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렇단다.”:::


 

이 책엔 장애가 있는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이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로부터 그들이 줄곧 승리해 왔음을 알려준다. 특히 책의 내용 가운데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덟 살짜리 딸을 둔 어머니가 파자마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하는지, 저시력 장애를 가진 딸에게 롤러스케이트를 타게 했다고 아버지를 비난한 치과의사에게 그 아버지가 어떻게 이야기했는지를 통해 희망의 승리를 느낄 수 있다.

 

:::사실은 조슈아를 처음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무능력한’부분만 볼 뿐이다. 제프는 장애 뒤에 숨겨진 조슈아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부분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제프는 대답했다.

“마이크! 난 학교에 오래 있었어. 조슈아에 대해서 잘 알아. 근데 더 중요한건, 다른 아이들이 조슈아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았다는 거야. 그 애들이 복도에서 조슈아가 지나갈 때 정말 진심으로 인사하는 걸 봐 왔어. 숙제를 하는 동안 숙제를 빨리 끝내려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애들이 조슈아에게 책을 읽어 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그런다는 것을 알았어. 조슈아가 휠체어로 이동할 때 남학생과 여학생들 모두 교대로 그 애 손을 잡아 주려고 한다는 걸 알았어. 아이들은 조슈아와 함께 놀 수 있도록 게임 규칙과 방법도 변경한다는 걸 알았지. 조슈아가 발작을 일으키고 난 후 안정을 취할 때 아이들이 등을 문질러 주는 것도 봤어. 그런데 정말 중요한 사실은 조슈아랑 함께 있을 때 아이들이 더 상냥하고 친절해진다는 것을 알았다는 거야. 조슈아가 우리 반에 있다면 아이들이 공부하는 환경이 더 상냥해지고 친절해질 것이라 믿어!”:::


 

이 책은 무엇보다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공유하고 그들의 슬픔은 물론 꿈과 희망, 그리고 승리를 나눌 수 있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