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현대사회에서 국제원조는 ‘지구촌에서 으레 있는 일’ 정도로 익숙해진 개념이 됐다. 그럼에도 학자와 정부 관리들은 국가가 구호 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까닭을 두고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ㅣ캐럴 랭커스터 지음ㅣ유지훈 옮김ㅣ시공사 펴냄 잘 사는 나라는 무조건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는 국가 간 원조는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며, 그저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개인 차원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풀이한다. 특히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공여국의 원조 정책과 정치·외교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이들 나라의 속셈을 밝혀내고 있다.

 

:::1961년 대통령에 당선된 존 F. 케네디는 20세기 역대 대통령들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해외원조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우선 취임하자마자 그는 의회에 특별 메시지를 보냈다. “1960년대 선진국은 경제 지원으로 후진국 인구 절반의 자립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지금 우리는 10개년 개발 계획을 시작하여 우리와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케네디 행정부는 ‘개발’을 대외원조의 1순위로 삼았다. 물론 냉전 봉쇄 정책을 끝내려는 수단이었지만 말이다.:::


 

책을 보면, 해외 원조는 시작과 끝이 같지는 않다. 사실 해외 원조는 동서 간의 냉전이 심해짐에 따른 현실 반응으로써 시작됐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계속 군대를 배치하면서 원조는 결국 국가 간의 관계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냈다. 이는 부유한 나라들이 자신보다 어려운 나라 사람들의 생활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원조를 제공하는 의무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또한 원조 규모는 1990년대 큰 폭으로 감소하다가 최근 급반등했고 ‘목적’에 관한 논쟁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그 ‘돕는 까닭’을 묻는다.

 

:::해외 원조는 시작과 끝이 같지는 않다. 사실 해외 원조는 동서 간의 냉전이 심해짐에 따른 현실 반응으로써 시작되었다.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 계속 군대를 배치하면서, 원조는 결국 국가 간의 관계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냈다. 이는 부유한 나라들이 자신보다 어려운 나라 사람들의 생활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원조를 제공하는 의무를 가진 것을 말한다. 20세기 중반에는 그와 같은 표준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세기 말에는 널리 받아지고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전문가들은 해외원조는 반드시 현실주의와 구성주의 양쪽을 통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중 한 가지만으로는 20세기 국가 간의 관계에서 일어난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돕는 까닭에서 파생되는 문제는 두 가지다. 정부는 원조로 무엇을 얻어낼 생각이며, 다른 방편도 많은데 하필 이를 택한 까닭이 무엇이냐는 것. 국제원조를 둘러싼 논쟁을 비롯해 대외 구호 활동이 과거에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효과 그리고 대외원조라는 국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중차대한 혁신’을 이해하려면 과거 공여국들이 구호 활동을 벌인 까닭과 국가와 시대에 따라 대외원조의 목적을 비롯해 양상이 달라진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책은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캐럴 랭커스터 교수는 “공여국은 자국의 정책에 따라 각자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지금껏 국제원조를 활용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공여국들의 자국 내 정책과 국제사회의 압력이 맞물려 구호 활동으로 이어진 경위와 이유를 밝혀내고 있다.

 

특히 원조의 목적이 달라진 경위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지은이는 ‘각국의 대외원조 목적과 그것이 달라진 경위는 무엇인가’와 ‘정부가 특정 목적을 꼽은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에 주안점을 둬 설명한다.

 

이 책은 원조 공여국들이 어떻게 원조를 해왔는지에 대한 대답이며, 우리가 왜 원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