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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루면 미룰수록 줄어든다
    사회 2016. 1. 5. 10:47

    [마인드 체인지]


    인류가 출현한 이래 인간의 지적 능력은 꾸준히 발달해왔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은 사상 유례없는 변화를 일으켰고 이러한 변화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마인드 체인지> 수전 그린필드 지음ㅣ 이한음 옮김ㅣ북라이플 펴냄


    오늘날 우리는 전화번호를 외우고, 길을 찾고, 물건을 사는 일까지 모두 디지털 기기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지하며 빅데이터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욕망까지도 디지털적으로 분석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주머니 속에 스마트폰을 넣고 다니며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로 끊임없이 접속하는 인류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온라인’ 상태로 보내고 태블릿 기기가 유아기 아이들의 학습과 놀이에 흔히 쓰이는 시대. 우리는 ‘컴퓨터 화면 앞의 생활’이 ‘현실 생활’을 위협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불러온 생태계는 지금까지 인류가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환경이다. 적자생존의 명령에 따라 지금까지 진화해온 인간에게 이러한 디지털 환경은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있을까.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수전 그린필드 박사의 신간 <마인드 체인지>는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복잡한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들을 ‘뇌’의 변화로부터 시작해 다방면으로 살펴본다. 


    관습적 견해에 주저하지 않고 도전적인 의견을 내기로 잘 알려진 수전 그린필드는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는 ‘사이버 라이프 스타일’이 인간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켰다. 그 결과 인간의 창조성과 사고력, 나아가 공감 능력 같은 인간의 정신 즉, ‘마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탐구한다. 


    저자는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로,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연구의 최고 권위자이자 많은 분야의 과학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다. 여성 과학자로는 흔치 않게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를 수여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신경과학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연구 주제인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우리의 뇌에, 나아가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담고 있다.

     

    책 제목이 의미하는 ‘마음 변화’란 이 현상이 20세기 말 글로벌 아젠다였던 ‘기후변화’처럼 세계적이며 논란의 중심에 있고, 유례가 없으며 복잡하고 다면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시사하기 위해 쓰인 말이라고 한다. 


    저자는 기후변화 문제나 환경문제가 30년 전까지만 해도 호들갑스러운 문제로 치부됐지만 현재는 국가적 협약을 맺는 등 공공 정책의 중요한 일부가 됐고, 개인의 생활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21세기 디지털 기술이 야기하는 ‘마음 변화’ 문제도 과장된 기우가 아닌 신경과학자의 ‘진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저자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검색엔진, 게임의 환경 속에 노출된 우리의 뇌 회로가 어떻게 재연결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화면 경험’들이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탐구한다. 


    나아가 이 새로운 기술과 기술이 빚어낸 생태계가 과연 인간의 가장 주관적인 영역인 정신, 마음에 어떤 흔적을 혹은 상처를 남기는지에 대해 해부한다. 


    이 책은 우선 우리의 생활양식을 뒤바꿔놓은 디지털 기술의 대중화와 그것이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왜 ‘마음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이버 기반의 활동이 장기적으로 뇌와 행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란 질문을 던진다. 


    이어 인간 뇌의 작동 메커니즘과 그 구조를 탐구한다. 뇌의 작동 방식을 가능한 한 많이 이해한다면, 사이버 기반의 활동이 어떻게 우리의 뇌와 사고에 변형을 일으키는지 훨씬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저자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와 게임, 검색엔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 화면 위주의 생활양식이 우리의 뇌, 사고, 마음 상태에 미치는 변화를 다양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다각도로 보여준다. 


    우리의 뇌가 어떤 환경에서도 너무나 쉽게 적응한다는 점은 축복이면서 저주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신기술이 무조건 이롭다거나 혹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의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이 화면 세계가 우리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지를 깊이 성찰하며 뇌과학자의 입장에서 우려를 표한다.


    지데일리 한주연 기자

    gdaily4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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