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지데일리] 많은 사람들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하나의 국가라 생각하고, TV를 통해 얻은 지식이라곤 내전과 인종차별, 기아와 각종 질병으로 신음하며 죽어가는, 풍선처럼 불룩한 배에 삭정이처럼 야윈 팔다리를 가진 검은 피부의 아이들 이미지만을 떠올린다.

 

사진_블랙 러브ㅣ고영희 지음ㅣ글로세움 펴냄 그러나 우리가 블랙으로만 생각하는 아프리카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아름다운 빛깔들이 숨어 있다. 드넓은 초원과 꽃물결로 일렁이는 카라 군락지, 케이프타운의 다양한 페스티벌, 걸음 자체가 춤사위인 플라맹고 등 그곳의 자연과 삶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아름답고 순수하다.


:::“나는 이곳에 사는 걸 운명이라고 생각해. 이곳의 자연과 사람들의 삶 그리고 내가 만나는 음악들이 영화를 만드는 데 영감을 주고 소재가 돼. 때로는 자고 일어나면 놀랄 만한 일들이 뉴스에 나오고, 때로는 슬픈 일들로 인해 가슴 아프고, 쇼크를 받기도 해. 하지만 잔혹하고 지독하게 인종차별을 겪었던 지난날의 기억들을 벗겨내기 위한 과도기여서 생기는 일들이라고 생각해. 나는 사람들이 지나온 시간들과 우리가 가진 문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거라고 믿어. 가끔은 생각하지 못한 모험들이 나를 흥분시킬 때도 있어! 나는 이곳에서 숨 쉬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해!”:::



≪블랙 러브≫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이 그저 어학연수를 위해 떠난 것이 9년이라는 시간으로 이어진 아프리카에서의 생활기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으로, 그들의 영혼과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은이 고영희(샐리)는 이곳에서 생활한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아프리카의 자연과 사람들이 가진 예술적 재능에 마음을 빼앗겼다.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과 이를 닮은 사람들이 주는 편안함, 가진 것은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그들을 통해 그동안 누리며 살아왔던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 지은이는 한국에서의 안정되고 여유로운 생활을 뒤로한 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아프리카에 정착하게 됐다. 남아프리카의 많은 곳을 다니며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과 꿈을 보며,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희망처럼 솟아나는 미래를 발견한다.


지은이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3000여 부족은 각기 다른 빛깔과 문화와 예술적 재능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속엔 학습으로 습득되지 않은 엄청난 에너지와 끼가 생활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수많은 재능을 품고 있으나 그것을 내보일 줄도, 자랑할 줄도 모르는 순박한 사람들, 지은이는 그런 그들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던 것을 운명으로 여긴다.


미술을 전공한 지은이는 함께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남아공에서도 변두리의 조그만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아무런 보수도, 지원도 없이 자신이 스스로 색연필을 사고 물감을 사서 아이들에게 색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글도 그림도 전혀 몰랐던 아이들이 색을 이해하고 그림을 그려가며 변하는 모습을 보며 지은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고 그들에게 작은 꿈을 심어주고 싶어졌다고 한다. 지은이는 이러한 남아공의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싶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부족함을 느끼고, 그동안 뜻을 함께 하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함께 사랑을 실천해왔다.


지은이는 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남아공의 문화와 예술을 한국에 널리 알리는 전도사로서 미술 큐레이터와 한국방송사의 리포터로 활동하며 남아공의 예술, 문화, 생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 어느 인종보다 정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가슴은 사랑으로 충만해졌다.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따뜻한 마음’, 사진을 꼭 보내주겠다는 말에 함박웃음을 짓던 친구들, ‘빵’ 터질 만큼 꼭 안아주시던 절정애교 뷰티 할머니의 포근한 체온이 아직 왼쪽 가슴 아래 남아 있다.

양철지붕에 칠해져 있던 고운 색들처럼 고운 날들만 가득하기를…. 매일 조금씩 조금씩 더 행복해지기를…. 그리고 많은 도움을 주었던 테라와 여섯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은 다른 이의 아픔과 상처까지도 치유해주는 아프리카의 자연과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루하루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느리게 사는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감사함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