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은 이국의 도시, 새로 난 길, 전혀 새로운 방법의 체험 같은 것 등과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은 늘 새로운 테마를 갈구한다.

사진_사계절 생태여행ㅣ박희선 글 자연과 생태 사진ㅣ필통 펴냄요즘 우리나라에선 전국 곳곳에 아름다운 길들이 손에 손 잡듯이 연결돼 자연여행의 큰 흐름을 바꾸고 있다. 아름다운 숲길, 바닷길, 마을길을 따라 무작정 걷던 여행은 지역 사회와의 교감을 통해 공정 여행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낳았다. ‘공정 여행’이 지구와 공동체의 안녕을 염려하는 착한 여행자의 마음 자세에서 출발한 여행 신개념이라면, ‘생태 여행’은 진정으로 지구를 살리는 방법을 자연에서 찾아 배워가는 지식 여행이며 과학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선진국들에선 이미 생태관광(eco-tourism)이라고 해서 현대 여행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냥 걷지만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대자연이 품고 있는 소중한 생물자원을 배우고 체험하는 생태여행을 한다. 제 나라의 꽃과 나무, 작은 곤충들, 새와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아보며 온기 있는 생명을 느끼고 그 속에서 감동과 치유, 행복을 얻는 것이다.


:::익숙한 풍경에서 나뭇잎 하나만 들추면, 혹은 돌멩이 하나만 집어 들어도 낯선 호기심이 툭 튀어나온다. 볼수록 오묘하고 알수록 신비한 생물 세상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작고 꼬물거리고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그것들은 우리와 같이 따뜻한 온기를 품고 살아가는 지구 생명체들이다. 존경하는 분의 말씀을 인용하면, 우리와 같은 ‘자연의 한 조각’들인 것이다. 무릎을 조아려 이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낯선 도시를 찾아 지구 반 바퀴를 날아가던 때만큼이나 맹렬한 호기심이 인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계절 생태여행≫은 걷기를 통한 자연여행의 참 재미와 의미를 전하고 있다.


생태여행은 생물과 우리 자연에 관한 기초 지식이 없어도 아무나 어디서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여행 중에 마음을 빼앗긴 꽃 한 송이, 나비 한 마리를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는 그 순간에 생태여행은 시작된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자연이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순간을 여행자들은 대부분 경험한다.


자연을 거닐며 하는 여행은 모두 가족적이고 교육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체험을 동반할 경우 꼭 그렇지는 않다. 하루 10킬로미터를 넘게 걷는 올레 여행에 어린 아이를 동반할 수 없다. 겨울 등산은 성인이라도 초보자면 안 데리고 간다. 아이들은 또 아이들대로, 그저 걷고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 유적지를 돌아보는 여행보다는 잠자리채나 족대를 들고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체험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함께 자연에 나가도 아빠와 엄마, 아이들은 다른 공간에서 제각각의 체험을 하고 오기 일쑤다.


이에 반해 생태여행은 다르다. 사진 찍기에 재미가 들린 아빠도, 등산을 좋아하는 엄마도, 곤충 관찰을 하고 싶은 아이들도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환경을 바꿔 가며 다양한 생물을 찾아 관찰하는 재미도 크다. 산과 들, 계곡, 갯벌, 섬, 도시공원 어디에나 그곳 고유의 생태계가 펼쳐져 있다. 지은이 박희선은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화두를 여기 한 모퉁이에 내려놓으며 곧 우리나라에도 생태여행가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