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린 그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필을 들고 직접 그림을 그려보면 갑작스럽게 몰려드는 막막한 기분, 왠지 잘 그려야만 할 것 같은 불안감에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기 일쑤다.

 

사진=일러스트 쉽게 배우기ㅣ김학수 지음ㅣ홀로그램 펴냄 ≪일러스트 쉽게 배우기≫는 연필과 종이, 상상력을 통해 잘 그린 그림보다 독특하고 표현력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책은 우선 일러스트 그리기에는 표현의 경계가 없다며, 주변 것들에 대한 관심과 세심한 관찰, 꾸준한 메모, 그리고 연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여러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따라 그려보며 다양한 스타일을 익히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야 함도 강조하고 있다.

 

다년간 광고계와 출판계에서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한 지은이 김학수는 작업 노하우와 표현법, 단상 등을 친근한 만화와 그림, 손글씨로 책 속에 풀어놓는다. 또 관련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성공적으로 전업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지은이에 따르면, 대상에 그리는 이의 상상력을 덧입혀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인 일러스트레이션은 일반적인 그리기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대상 그대로를 담기보다는 단순화나 왜곡을 통해 특징을 부여하고, 특정 부분을 강조하거나 변형해 좀 더 효과적으로 대상을 표현한다. 생명이 없는 대상에도 생명을 부여할 수 있고 무미건조한 대상에도 감정이나 감성을 부여할 수 있는 무한상상력이 허용되는 작업인 것이다.

 

지은이의 그림에는 단순한 점, 선, 면이 조화로이 이뤄낸 덩어리진 이야기와 특유의 재치가 숨어 있다. 그가 이 책 속에 담은 일러스트를 보고 따라 그리다보면 일러스트에 관한 기본기부터 그림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기법까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