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쉽고, 행동이 어렵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아는 게 다가 아니다. 알고 있는 바를 실제로 적용해야 한다. 의지만으로 충분치 않다. 그 의지에 따라 실천을 해야 한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사진_픽사 웨이ㅣ빌 캐포더글리, 린 잭슨 지음ㅣ장상필 옮김ㅣ쌤앤파커스 펴냄.jpg 지금도 애니매이션을 아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다양한 문화산업 기업들이 명멸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는 거의 유일무이하다. 그러나 애니매이션 하나로 단 한 번의 실패를 거두지 않는 ‘전대미문’을 창조한 기업이 있다. ‘픽사’가 그 주인공이다.


픽사는 1995년 ‘토이 스토리’부터 ‘인크레더블’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월-E’, 그리고 올해 여름 ‘토이 스토리3’까지 내놓는 작품마다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986년 스티브 잡스가 루카스 필름으로부터 500만 달러에 사들인 이 작은 회사는 2006년 74억 달러에 디즈니에 인수됐다. 이는 무려 1500배나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성공 뒤에 더 흥미진진한 조직문화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소수의 천재들이 만들어낸 외롭고 고독한 작업일 거라 짐작할 뿐, 평범하지만 유쾌한 사람들이 똘똘 뭉쳐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은 상상하지 못한다.


성공신화의 바탕 ‘상호존중’과 ‘신뢰’


≪픽사 웨이≫는 조직창의력과 기업혁신 분야의 전문가인 빌 캐포더글리와 린 잭슨 두 사람이 오랜 기간 픽사를 관찰하며 수백 명을 인터뷰하고 방대한 자료를 모아 기록한 결과물이다. 이들은 픽사의 성공 뒤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과연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노력한 결과인지를 분석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과연 전 세계를 열광시킨 픽사의 유쾌한 창의력과 끈끈한 조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지은이가 분석한 ‘픽사웨이’의 기본은 3가지. 바로 스토리와 디테일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팀워크 최우선주의, 놀이터 같은 회사 만들기가 그것이다. 이 책은 거대한 놀이터를 연상케 하는 픽사 스튜디오를 샅샅이 훑어보고, 사내 교육기관인 ‘픽사대학’의 기상천외한 직원교육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아울러 미 해군(U.S. Navy)도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는 이들의 견고한 협업 시스템과 리더십까지 상세히 밝히고 있다. 픽사대학의 심벌에는 “Alienus Non Diutius”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픽사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말이다.


책은 무엇보다 개인의 창의력을 폭발시키고 견고한 팀워크를 발휘하게 하는 기업문화와 리더십, 교육훈련에 포커스를 맞춘다. 괴짜들만 모여 있는 집단에서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협업시스템이 가능한지, 놀 것 다 놀면서도 어떻게 한 치 오차도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지,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이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등 픽사에 관해 꼭 알아야만 하는 시사점을 픽사리언(Pixarian)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