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 등 청소년 인권(혹은 학생 인권)과 관련된 이슈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청소년 인권에 대해 그 의미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 채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개념이나 정치적인 쟁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사진_인권은 대학가서 누리라고요ㅣ김민아 지음ㅣ끌레만 펴냄.jpg 청소년 인권에 관한 논의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다. 특히 최근 청소년 범죄와 자살 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름에 따라 청소년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청소년 인권에 대해 제대로 알고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알고 바람직한 인권 의식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와 학교ㆍ교사와 학부모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는 청소년 인권의 주요 이슈와 다양한 모색, 우리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책은 지난 7년여 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며 수많은 청소년과 교사ㆍ학부모ㆍ교육 관계자들과 만나 인권수업을 진행해온 지은이 김민아가 우리 청소년 인권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인권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책은 우리나라 청소년 인권의 현주소와 주요 이슈들을 총 망라해 다루고 있다. 우선 청소년기의 고유한 특성은 무시한 채, 청소년에게 성인에 준하는 책임을 묻거나 훈육의 대상으로서의 순종만을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잣대를 고발한다. 이와 함께 ▲청소년 또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청소년의 정당한 권리와 개성을 무시하는 현실 ▲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 속에서 인권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교육환경과 교육의 질 ▲ 일상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청소년 차별과 편견 ▲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교육과 청소년인권조례 등에 이르기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대부분의 내용은 지은이가 청소년ㆍ교사ㆍ학부모들과 인권수업을 진행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본 것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 것이 청소년들이 직접 그린 ‘마음그림’이다. 지은이는 어떤 문제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게 함으로써 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청소년 스스로 해결책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청소년들의 ‘마음그림’을 보면 그들이 얼마다 다양하고 참신한 방식으로 청소년 인권의 쟁점들을 바라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지, 뛰어난 통찰력과 묘사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청소년들의 ‘마음그림’만으로도 청소년 인권의 주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유엔 인권보고서에는 “인권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권리이며, 무지를 강요하는 것과 무지한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다”라고 밝히고 있다. 즉, 인권에 대해 배우고 익히는 자체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증진시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 청소년들은 입시와 씨름하느라 자신의 기초적인 권리조차도 알지 못하고, 아예 생각해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청소년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거나 혹은 인식했으나 용기 있게 표현하지 못했던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더 나아가 나이, 장애, 외모, 종교, 인종 등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인권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들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