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이상하리만큼 무더웠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모스크바 일대 천 년 만에 닥친 무더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대홍수, 12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겪은 중국 양쯔 강 일대, 에게 해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 등 도처에서 수많은 자연재해가 일어났다.


사진_일기예보 믿을까 말까ㅣ크리스토프 드뢰서, 예르크 카헬만 지음ㅣ뜨인돌 펴냄.jpg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심해지는 요즘, 사람들은 날씨에 매우 민감하다. 하루 평균 30만 명, 날씨가 궂은 날은 100만 명, 연간 1억 명 이상…. 날씨가 궁금해서 기상청 홈페이지를 찾는 접속자 수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이와 함께 신문과 라디오, 텔레비전 뉴스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는 게 날씨정보다. 스마트폰의 수많은 응용 프로그램 가운데 날씨 앱(App)의 인기는 단연 으뜸이다. 이처럼 날씨는 우리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날씨는 슈퍼컴퓨터나 기상위성 같은 첨단 과학의 힘을 빌려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미래 날씨를 예측하는 일기예보는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다.


≪일기예보, 믿을까 말까≫는 우리 생활이 날씨와 얼마나 관련이 깊은가를 보여주면서 흥미로운 과학 상식들을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요즘 일기예보가 빗나가는 바람에 기상청이 욕을 얻어먹을 때가 많지요. 사실 기상청의 일기예보 능력은 그들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보다는 뛰어납니다. 하지만 기상청 컴퓨터 기술의 진보가 예측 하나하나에는 반영되지 않는 모양이에요. 두 배로 많은 계산을 한다고 해서 적중률이 두 배로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일기예보가 맞을 확률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다가오는 30시간에 대한 예보가 맞을 확률은 약 86퍼센트, 42시간에 대한 예보가 맞을 확률도 85퍼센트 정도이지요.

물론 각각의 날씨 요인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기온의 경우는 더욱 정확해서 90퍼센트 이상의 적중률을 자랑하지요. 그러나 ‘구름이 많겠습니다’ ‘구름을 보기 어렵습니다’와 같은 구름에 대한 예보는 적중률이 7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됩니다.



책은 자연 현상의 일부이자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인 날씨를 다각도에서 살펴본다. 책에서 던지는 여러 다양한 질문들은 자연 현상에 대한 순수하고 흥미로운 궁금증을 바탕으로 한다. 질문은 다소 생뚱맞지만 해답을 풀어가는 과정은 과학적이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기상 현상과 관련된 주제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또 사람과 자연이 보다 나은 관계로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 조언하고 있다.


“일기예보는 왜 자주 틀리는 걸까?” “비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꾸 변하는 날씨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까?” “겨울에는 왜 천둥 번개가 치지 않을까?” “무더울수록 매미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 이러한 질문을 건넨다면, 다수의 사람들은 순간 당황하기 일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쉽게 꺼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


날씨가 나쁘다는 건 지극히 상대적인 표현임을 다들 알아차렸을 거예요. 소풍 가는 사람들에겐 좋지 않은 날씨가, 농부들에겐 반가운 날씨일 수도 있으니까요. 따라서 “저기압대는 언제나 비를 몰고 오는가?”로 질문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완전히 형성된 저기압대가 통과할 때 날씨는 보통 다음과 같이 진행된답니다. 우선 하늘에 높이 떠 있는 새털구름인 권운이 상승하며 온난 전선을 예고합니다. 즉 다가오는 따뜻한 공기는 기존의 더 차가운 공기 위로 넓게 미끄러져 들어가죠. 이때 응결이 일어나 구름이 만들어집니다. 구름들은 이제 점점 아래쪽으로 세력을 확장합니다. 수직으로 점점 더 강력한 밀도가 높게 발달하여 결국 난층운이 형성되죠. 난층운은 오랜 시간 비나 눈을 내리게 하는 검은 회색 구름입니다.



이 책을 지은 크리스토프 드뢰서와 예르크 카헬만은 이른바 ‘날씨의 달인’이다. 두 지은이는 기상 현상에 대해 엉뚱하고, 때로는 전문가라도 대답하기 쉽지 않을 질문들을 던진다. 다양한 상식을 알기 쉽게 들려주기 위해서다. 이들은 날씨와 관련된 과학 상식들을 쉽게 풀어나가며 날씨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맞는지 틀린지를 흥미롭게 파헤치고 있다.


책은 권운은 어떠한 구름을 말하는 것인지, 국지성 호우는 왜 생겨나는지, 번개와 벼락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날씨 현상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