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이 생긴 이래, 서평이 활성화됐다. 인터넷 서점이 아닌 웹사이트에도 독서에 과한 글을 써 ‘파워 블로거’가 된 사람도 적지 않다. 그중 몇몇은 이미 그 서평들을 모아 책을 펴내기도 했다.


사진_100인의 책마을ㅣ김보일 외 지음ㅣ리더스가이드 기획, 펴냄.jpg 그러나 책 한 권에 대한 서평은 그 책에 대한 정보로는 훌륭하지만, 그 책과 관련한 다른 정보들을 통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대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책세이’다. ‘책으로 세상 이야기하기’의 줄임말인 책세이는 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책과 관련된 삶을 말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책세이는 서평이 가진 틀에 박힘을 넘어선다. 에세이 형태의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기존의 서평이 주는 식상함을 넘어선다. 삶의 경험과 책에 대한 지식을 엮어 한 편의 에세이를 쓰자는 것이다. 기존 서평이 오로지 책에 관한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책세이는 그 서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책을 말하되 책만을 말하지 않기, 내가 빠져든 특정 분야에 대한 경험을 말하기, 내 삶과 독서 경험을 잘 버무리기 등 책이 하나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 이야기도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


≪100인의 책마을≫은 100인으로 상징되는 사람들이 참여해 함께 소통하고 나누는 마을을 보여준다. 기성 작가를 비롯해 교사, 번역가, 출판평론가, 목사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책이다. 그들은 책을 통해 서로 만나고 소통한다. 책을 읽는다는 점에서 그들은 동등하다.


이 책에 참여한 지은이 대부분은 기성 작가가 아니다. 그러나 각자의 공간에서 책 읽기와 서평 실력으로 정평이 난 필자들이다. 대부분 인터넷 서점, 카페 등에서 파워 블로거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기성 작가는 아니지만, 이미 기성 작가라고 할 수 있는 글 솜씨로 훌륭하게 그들의 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은이 대부분이 기성의 출판 관련 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이들이 이야기한 책은 솔직하고 공정하다. 미사여구만을 늘어놓는 주례사 비평을 하지 않는다. 책을 이야기하며 정직하고 칭찬하고 비판한다. 아쉬운 점과 불만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것이 칭찬 일색인 다른 서평과의 차별점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책수다’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토크를 하는 형식이다. 각 원고의 뒤에, 해당 원고의 내용과 어울리는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속하는 책을 리뷰어들이 제안하고 나누는 형식이다. 150자 내외의 내용은 책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전하고, 감동을 나눈다. 한 권의 책을 짧은 내용으로 담아내어야 하는 만큼 촌철살인의 문장들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