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크고 작은 내ㆍ외부로부터의 사이버 공격에 계속해서 직면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과 중국발 해킹으로 절취당한 국가 주요자료는 13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2009년 들어 군에서는 하루 평균 9만5000여건의 사이버 공격이 탐지됐고, 이는 2008년보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2009년 11월엔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27’ 자료가 유출되기도 했다.


사진_i WARㅣ손영동 지음ㅣ황금부엉이 펴냄.jpg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5월에는 10대로 구성된 한 유명 사이트 회원들이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홈페이지에 침입해 사이버 테러를 가했고, 최근엔 국내 선두 게임업체인 피망의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공공기관과 포털, 금융기관 등에 큰 피해를 입혔던 디도스 공격 대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디도스 대란을 계기로 많은 업체들이 보안 장비와 솔루션을 마련했지만 갈수록 진화하는 사이버 테러를 막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i WAR≫는 이러한 사이버 공격이 왜 끊임없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사이버전이 될 것이다. 사이버 전쟁이 쓰나미 보다 더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으며, 사이버 공격이 도를 넘어 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 각국이 인식해야 한다.” 유엔의 이 보고처럼 사이버 전쟁은 더 이상 상상 속의 전쟁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사이버전에서는 강력한 공격 무기가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은 사이버전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오히려 방어는 한 차원 높은 기술이 있어야 하고 공격에 대처하는 순발력은 물론, 엄청난 인내와 끈기를 필요로 하고 한다. 따라서 사이버전에서의 선방善防은 승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국가 간의 사이버 전쟁을 대비해 미국은 2009년 6월부터 사이버사령부의 창설을 준비하기 시작, 올해 5월 사령관을 임명했다. 중국은 250여 개의 사이버 부대에 걸쳐 5만 여명의 사이버 전사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조선컴퓨터센터에만 800명의 인력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아피사에 따르면, 사이버 무장 경쟁이 현실화되고 있고 미국ㆍ이스라엘ㆍ프랑스ㆍ중국ㆍ러시아 5개국은 이미 사이버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올해 1월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했으나 아직까지 기반이 약한 상태다. 최상의 정보통신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만, 오히려 최적의 공격 요건이 돼 해커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책에는 이런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지금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겼다.

 

사이버전의 핵심은 사람이다. 하지만 사이버전을 담당해야 할 장교와 부사관의 양성이 더디다. 현재의 장교 양성 체계와 교육과정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보시대의 전쟁인 사이버전 전문 장교를 배출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들을 실전수준에서 훈련시키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ㆍ발전시키는데 필요한 훈련 체계도, 과학화된 훈련장도 찾아볼 수 없다.

첨단무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사이버전은 더하다. 따라서 사이버전은 인간 중심전이어야 한다. 사이버 전사가 서로 연결되어 괴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사이버 전사 개개인이 전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서 출발한다.



책은 눈에 보이지 않고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사이버 전쟁이란 주제를 다양한 사례와 역사, 각 국의 상황들로 광범위하게 되짚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