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데일리 손정우기자> 앨프리드 킨제이가 미국 전역의 남녀 8000여 명의 성 활동 이력을 수집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 연구를 수행, 1948년과 1953년에 각각 <인간 남성의 성적 행위(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와 <인간 여성의 성적 행위(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 등 이른바 <킨제이 보고서>를 출간하며 ‘성’이라는 금기에 도전한 이후 수많은 후속 연구들이 인간의 성애와 관련된 결과물들을 내놓았다.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신디 메스턴 데이비드 버스 지음, 정병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그러나 이후 반세기가 흘렀음에도 성 과학의 아버지 킨제이도, 그 뒤를 이은 다른 연구자들도 단 한 번의 의구심 없이 지나쳐 버리고 만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왜?”, “도대체 인간은 왜 섹스를 하는가?”였다. “어떻게”와 관련한 연구들이 줄을 잇는 동안 “왜”에 대해서는 의문조차 품지 않았던 한 가지 이유는 과학자들은 물론이고 모두가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답은 한결같았다.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사랑을 표출하기 위해, 그리고 번식하기 위해. 정말 그럴까? 최고의 진화 심리학자와 여성 성(性) 전문가가 만나 너무도 중요하지만 지금껏 모든 이들이 간과해 온, 또는 차마 묻지 못했던 이 질문을 그녀들에게 던진다.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는 전 세계 다양한 인종과 민족, 다양한 연령,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1000여 명에 이르는 여성들과의 직접 설문 조사를 통해 무엇이 여성들로 하여금 섹스를 하게 만드는지, 그 실제 동기들을 밝힌다. 아울러 이 동기들이 여성의 성 심리에 존재하는 이유를 심리학, 진화 심리학, 생리학, 의학 등 다방면의 과학적 도구를 사용해 분석한다.


“여자들은 왜 섹스를 할까?”


우리는 실제 여성들의 증언, 폭넓은 과학 및 임상 사례, 우리 자신의 연구 내용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여성의 성애를 풍요로운 태피스트리로 제시할 수 있었다. 여기서 성적 만남은 즐거움이고, 회한이고, 감정적인 유대이며, 초월적인 사랑이다. 우리는 성 활동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하는 데서 이 책이 눈 밝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 관계 안에서, 또 관계 밖에서 언제, 어떻게, 그리고 당연히 왜 섹스를 하는지와 관련해서 말이다. 이 책을 우리가 “지침서”로 기획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활용할 수 있고, 섹스 파트너와 공유할 수도 있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여성의 성 심리가 보이는 다양한 면모와 미묘한 차이들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해 주기를 희망한다.


책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09년에 걸쳐 온라인상으로 수행된 설문 조사에서 “왜 섹스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인종과 민족, 연령, 성 정체성을 지닌 그녀들이 내놓은 답은 무려 237가지나 됐다.


237가지 동기들은 “지루해서요”라는 세속적인 것에서 “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라는 영적인 것에 이르렀으며, “내 남자가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라는  이타적인 것에서 “나 몰래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응징하고 싶었다”는 복수심에 불타는 것까지 다양하게 드러났다. 


어떤 여성들은 우월감과 힘을 느끼기 위해서 섹스를 했고,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격하시키기 위해 섹스를 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어떤 여성들은 친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서 섹스를 했고, 적에게 피해를 입힐 목적으로 섹스를 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어떤 여성은 섹스로 낭만적인 사랑을 표현했는가 하면 불온한 증오심을 표출하는 여성도 있었다.


237가지 이유 중 가장 빈번하게 언급된 동기로는 ▲그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려서 ▲섹스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육체적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섹스가 즐거워서 내 애정을 증명하기 위해 ▲성적으로 흥분된 것을 누그러뜨리고 싶어서 ▲오르가슴을 느끼고 싶어서 ▲파트너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 사람의 외모에 반해서 ▲성적 모험을 즐기고 싶어서 ▲그 사람과 사랑에 빠져서 ▲키스가 좋아서” 등이 있었다.


이와 함께 덜 빈번하게 언급됐지만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 동기로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두통을 없애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해 ▲직업을 얻기 위해 ▲다이어트를 위해 ▲신께 다가가기 위해 ▲관계를 끝장내려고 ▲나 자신을 벌주기 위해 ▲섹스를 하면 돈을 준다기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려고 등이 있었다.


책은 여자가 섹스를 하는 이유는 인간의 동기를 규명하는 심리학이 직면한 가장 매혹적이고, 복잡하며, 불가사의한 물음들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누구도 의구심을 갖지 않았던 질문에 답을 구하고 그 답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남녀의 성적 욕망, 성적 행위와 관련해서 오랫동안 쌓여 왔던 오해들을 하나씩 부수고 진실을 드러내 보인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사진출처: 아인스엠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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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저자
신디 메스턴, 데이비드 버스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10-09-0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다양한 민족, 다양한 연령,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1000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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