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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0년 이래 최악의 가뭄을 기록한 뉴기니 섬에서는 수천 명이 굶주렸다.
- 보르네오와 브라질, 페루와 탄자니아, 플로리다와 사르디니아 섬 등의 원시림은 너무나도 바짝 말라서 산불이 나자 맹렬한 속도로 타들어갔다.
- 동아프리카에서는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0년 이래 최악의 홍수가 있었다.
- 몽골 부족들은 얼어 죽었고, 티베트에서는 지난 50년 이래 한 번도 내린 적이 없던 눈이 한꺼번에 엄청 많이 내렸다. 캘리포니아 사막지대에서는 산사태로 흙더미들이 무너져 가옥들이 붕괴되었다.
- 인도네시아에서는 커피 농사를 망쳤고, 우간다에서는 면화 농사를 접었으며, 동태평양에서는 고기잡이가 중단됐다.
- 이전에는 결코 없었던 해수 온도상승 때문에 산호초에 색깔을 입혔던 수조 마리의 작은 해조류들이 인도양과 태평양의 바위 암초에서 개체수가 급감했고, 그 죽은 숙주의 무채색 잔해들만 남았다.
이러한 뉴스보도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계속 올라간 미래의 지구를 가상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들은 지난 1998년 이미 일어났던 일이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극단적인 기상현상들이 이제는 일상화돼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있지만, 그 빈도와 규모 측면에서 기상이변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눈에 띠는 기상이변뿐만이 아니라, 이로 인한 환경의 변화로 인간을 비롯해 사회와 국가 간 갈등과 폭력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작물 재배 가능 지역과 인간의 거주 가능 지역을 변경시키고, 사막을 확장하며, 식수 부족과 홍수를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기후 재앙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인 서유럽이나 북미 지역의 선진산업국들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미미하게 겪고 있다. 오히려 가장 심한 고통을 받는 지역은 다름 아닌 가난한 나라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재난 관리 능력이 취약하고 대처 능력이 없는 나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가난한 나라들에선 이미 기후전쟁이 발발했으며, 환경변화와 생존 경쟁으로 인한 폭력으로 인해 고향을 등진 환경난민의 숫자는 현재도 이미 2억5000만 명이 넘는다. 오는 2050년께면 많게는 현재의 10배에 해당하는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기가 되면 기존 국제관계가 와해돼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던 선진산업국들까지 영향이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전쟁>은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개별 국가와 사회는 물론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고 전한다. 아울러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경쟁은 폭력을 통해 표출되고 있으며, 인간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무기력하다고 말한다.
책은 식수와 토지를 둘러싼 분쟁, 인종청소, 빈곤국에서 계속되는 내전과 끝없는 난민들의 행렬 등 이미 현실이 돼 버린 상황을 보여준다. 이상기후는 더 이상 자연과학의 문제만이 아니라 정치ㆍ사회ㆍ문화적 문제이므로 기후변화가 계급과 종교적 신념, 자원에 대한 문제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간의 공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기후와 폭력이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지은이 하랄트 벨처는 수단 내전과 같은 몇가지 사례를 들면서 이러한 연관관계가 직접적이고 바로 파악이 가능하며, 내전과 장기전ㆍ테러ㆍ불법 이민ㆍ국경 분쟁ㆍ소요사태와 반란들은 기후 영향과 환경 분쟁들 사이의 연관관계가 간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울러 기후 온난화가 생활상황과 생존조건들의 전 세계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방식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은 무엇보다 기후변화의 가장 가혹한 결과들은 그 극복능력이 가장 취약한 나라에 닥치기 때문에 21세기에는 전 지구적 이민행렬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주로 후진국으로부터의 이민압력을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각하는 선진산업국들로 하여금 급진적인 문제해결책을 마련하도록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세계화와 현대화는 그 자신의 계몽의 변증법 때문에 좌초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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