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이후 출간된 책들 가운데 세계관 형성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책 10권은?”


사진_파워 오피니언 50ㅣ웨인 비서 지음ㅣtrans-FAT 옮김ㅣ뗀데데로 펴냄.jpg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지속가능성 연구소는 케임브리지 동문 300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이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응답자들은 경제, 사회, 환경 분야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사들과 그들이 저술한 책에 대해 응답했다. ≪파워 오피니언 50≫은 그 결과물로, 현대 사회의 주요 논쟁에 불씨를 당긴 ‘시대의 지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을 일으킨 레이첼 카슨를 비롯해 사회적 책임 운동의 선구자 랄프 네이더, 무담보 소액대출사업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인식을 바꾼 무하마드 유누스, 현대 과학이 중립적이라는 신화에 정면으로 맞선 반다나 시바, 억만장자 투자가지만 시장근본주의에 대한 열렬한 반대자인 조지 소로스 등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책은 최근 BP의 원유 유출 사태를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사람들은 자연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따지기 시작했고, 트위터 등을 통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게 됐으며, 그 어느 때 보다 더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와 경제학에 대한 불신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복잡계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개인, 조직,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책은 이러한 현대 사회의 전체적인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면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세계를 움직이는 주요 담론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사실 전문화란 노예제도를 보기 좋게 포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위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선호되는 안정된 지위를 평생 누릴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노예 신세를 덜컥 받아들이는 우를 범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지루한 말입니다. 당신더러 당신의 아내와 어떤 관계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당신의 부부관계를 뭐라고 특징지을 건가요? 지속가능한 관계? 지속가능성이 목표라면 참 안된 일입니다. 인간의 창의력과 본성을 한껏 드높일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즘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회사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의미를 찾을 수 없으면 직장은 인간의 영혼을 가두는 감옥이 됩니다. 당신에게 당신이 아닌 누군가가 되라고 강요하고 명령에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회사가 돈을 주니까 시키는 대로 하긴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별로 필요해 보이지도, 특별히 쓸모가 있어 보이지도, 잘 되지도 않는 일들에 매달리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를 얕보게 됩니다.



책엔 근무지·근무시간 자율화 등 파격적인 제도들을 도입해 브라질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난 셈코나 성장보다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더바디샵, 쓰레기를 제로(0)로 줄이는 이상을 현실화한 MBDC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조직을 이끄는 데 유용한 영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현대 사회는 붕괴 위기에 처해 있는가?’, ‘지속가능경영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가?’, ‘지구온난화는 과대평가 되어 있는가?’ 등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다양한 견해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