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서구 유럽 국가에는 ‘친구’라는 이름을 가진 자원봉사 혹은 후원회 조직들이 많다. ‘도서관의 친구(Friends of Library)’를 비롯해 박물관의 친구, 지구의 친구, 공원의 친구, 교회의 친구, 축제의 친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도서관의 친구’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10여 개 국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5년 초 ‘도서관의 친구’가 국내 최초로 광진정보도서관을 중심으로 설립(광진도서관친구들)돼 현재 약 20여 개 그룹이 조직돼 있다.


사진_도서관 친구들 이야기ㅣ여희숙 지음ㅣ서해문집 펴냄.jpg ‘도서관친구들’은 ‘공공도서관을 돕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도서관 자원봉사와는 그 성격이 많이 다르다. 몇몇 사람의 헌신으로 대출업무나 서가정리 등 단순 업무보조를 맡는 일반 자원봉사와 달리, 도서관친구들은 수많은 개미 회원이 모여 기금을 마련하고, 도서관의 운영과 서비스를 홍보할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로비와 캠페인, 지역 주민과의 연계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서관을 지원한다.

일례로 이들은 도서관에 기금을 제공해 도서관의 재정 운영에 참여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도서관 서비스 제공에 참여하며, 홍보 활동으로 도서관 마케팅에 참여하고, 정치인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임으로써 도서관 정책 결정에 참여한다. 또 지역사회 내의 여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도서관의 지역사회 홍보 활동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도서관친구들은 도서관의 운영과 서비스의 거의 모든 부분에 지원하며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중심에 도서관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지역사회의 교육문화 정보센터이자 레크리에이션 커뮤니티센터로서 시민의 활동 기반을 형성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도서관 친구들 이야기>는 지은이 여희숙 선생이 마을 도서관을 찾아가는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차산 한강변의 아름다운 도서관, 그곳에서 저자는 도서관을 좋아하는 이웃 주민들 몇몇과 함께 작고 소박한 모임을 시작한다. 이른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도 모르게’ 도서관을 돕는 일, 즉 ‘도서관에 힘이 되는 사람들(이하 도힘사)’의 출발이다.

책은 소박한 ‘도힘사’ 모임이 어떻게 ‘도서관친구들’로 거듭나게 됐는지 그 과정을 그린다. 이어 도서관친구들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광진도서관의 도서관친구들이 어떻게 전국 18개 지역 도서관의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연대를 이루게 됐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이와 함께 도서관친구들의 가장 중요한 토대인 후원금(도서관친구들에 가입하는 모든 회원은 월 2000원 이상의 후원금을 낸다)을 비롯해 책시장 등을 통해 마련한 ‘기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독서교실이나 토론학교를 비롯한 자원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선거 때 지자체 후보에게 도서관 관련 정책 질의서를 전달하는 등 로비 활동은 어떻게 했는지, 매달 함께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 명사들의 초청특강이나 친구특강, 친친행사, 견학이나 문화, 예술기행 등 ‘아주 특별한’ 문화 나들이 등 도서관친구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일들을 그리고 있다.

책은 지역사회의 주민 모두가 도서관의 친구들이 될 날을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도서관친구들의 약속’을 제안한다. ▲후원회비는 도서관과 ‘도서관친구들’을 위해서만 쓴다 ▲도서관의 운영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현재 700개인 우리나라 도서관이 2천 개가 될 때까지 칭찬과 격려를!)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생각 나누기를 한다 ▲상을 받지 않는다(상은 도서관이 받도록 한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과 후원을 받지 않는다(지원과 후원도 도서관이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