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베네통은 예술과 기업경영을 접목시켜 성공한 세계적 명품브랜드다. 베네통은 아트 워크숍 프로젝트인 ‘파프리카’를 통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교류하고 이들의 창조적 영감을 기업경영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 아티스트인 스티븐 스트라우스와 루이비통이 뭉쳐 ‘모노그램 그래피티’라는 명품가방을 탄생시켰다. 이 가방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없어서 못 파는 명품이 됐다. 또 일본의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탄생시킨 ‘모노그램 멀티라인’도 이러한 아트 도입의 산물이며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_비자트 3.0ㅣ이장우 지음ㅣ글로세움 펴냄.jpg 세계적인 명품시계 브랜드 스와치와는 피카소와 백남준 키스 해링과 만나 아티스트 스페셜 시계를 만들어냈다. 프라다는 젊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과 만나 ‘Unspoken Dialogue’라는 티셔츠를 제작했고, 일러스트레이터 제임스 진과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에르메스는 기하추상 화가인 조셉 알버스의 작품 ‘사각형에 대한 경의’를 실크 스카프로 제작해 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캐주얼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나얼, 일러스트레이터 이에스더, 팝아티스트 지니 리 등 한국의 주목받는 신인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독특한 예술적 감성이 돋보이는 티셔츠 디자인을 선보였다.



<비자트 3.0>은 기업 경영 컨설턴트로 일해 온 지은이 이장우가 그동안 기업연구의 결과와 분석 그리고 미래예측을 총집약한 제3의 경영코드인 ‘비자트’를 통해 급변하는 세상을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을 경영에 도입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문화 속에 예술의 전통이 뿌리 내리기까지는 그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짧은 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오랜 기업의 역사 속에서 꾸준히 예술적 전통을 이어온 기업이 어느 날 갑자기 예술을 접한 기업보다 예술 마케팅에서 보다 큰 성과를 이룩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21세기 감성 시대를 이끌어갈 강력한 무기로 인식된 ‘디자인 경영’이 디지로그 시대를 맞으며 그 힘을 잃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대비해 디자인 경영을 넘어서는 경영의 새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은이는 기업에 있어 이런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CEO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변화의 키워드가 ‘예술(아트)’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의 경영자들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 습득의 부족으로 미래를 보는 혜안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실패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비자트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적어도 디자인은 물론이고 디자인의 뿌리가 되는 예술에 관해서도 다양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정보를 쌓아야 한다. 죽어 있는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계속 공급해 주어야 한다. 맑은 공기로 실내를 환기시키듯이 항상 신선하게 해줘야 한다. 그렇게 지식과 정보를 계속 축적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확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티핑 포인트다.  



따라가기는 그만, 어떻게 따돌려야 할까


우리나라 CEO들이 롤 모델로 가장 많이 지목하는 디자인 경영의 천재 스티브 잡스. 그는 확실히 ‘think different’하다. IBM과 다르게 생각하고, 노키아와 다르게 생각했기 때문에 애플은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고 회자된다.


그렇다면 디자인 경영의 승자 애플을 뛰어넘으려면? 애플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기업 대부분이 애플을 따라가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은이는 꼬집는다. 이에 그는 애플을 넘어서려면 ‘비자트’를 통해 한 발 더 앞서 치고 나가야만 승산이 있다고 단언한다. 기업 간의 경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빌딩을 예술적으로 꾸미는 ‘디자인 아트’가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뉴욕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과 함께 빌딩 디자인 아트 영역을 개척한 NY프로젝트의 김영희 대표는 디자인 아트를 ‘건축 디자이너가 빌딩 주제를 정하면 거기에 맞춰 건물 내부 가구와 인테리어를 빌딩 전체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예술 영역’이라고 정의한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빌딩에 예술성을 불어 넣는 이러한 작업이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비자트의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디자인도 잘하면 아트가 된다. 디자이너가 아트에 도전하는 사례는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다. 건축에서도 스토어에서도 제품의 용기 하나에도 이제는 아트가 숨 쉬지 않으면 뒤처진다. 그만큼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만족도가 제품의 성능이나 질에서만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예술이 밥 먹여주는 시대, 이제 경영에도 예술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지은이는 비즈니스와 아트의 결합인 ‘비자트(bizart)’가 융복합 시대를 이끌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