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부 사하라 사막 위에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는 학교가 있다. 어른들이 목초지를 찾아 사막을 이동하는 동안 아이들은 이 학교에 머물며 글자라는 염소와 숫자라는 새, 낙타들을 돌본다. 이 학교에는 정해진 기상 시간이 없다. 아이들은 밝아 오는 아침 햇살과 함께 눈을 뜨고 지상에 어둠이 내릴 때 자연스레 잠이 든다. 이곳은 ‘생텍쥐페리 사막학교’다.

사진_사막학교 아이들ㅣ무사 앗사리드, 이브라힘 앗사리드 지음ㅣ임미경 옮김ㅣ고즈윈 펴냄.jpg 모래땅 위에 이 같은 배움의 씨앗을 뿌린 사람은 ‘사막별 여행자’인 무사 앗사리드와 그의 동생 이브라힘. 이들은 가뭄으로 황폐해져 가는 사막에서 자신들이 지켜 왔던 자유로운 영혼과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그리고 사막의 아이들이 지구라는 이 행성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작은 학교를 세웠다.


“이 책에 담긴 글은 사막의 아이로서 우리 형제가 겪은 경험과 ‘생텍쥐페리 사막학교’ 아이들의 이야기, 또한 사막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찾아가야 할 어떤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막학교 이야기>는 배우고 가르치기 위해 분투하는 사막별 학교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인 무사와 이브라힘은 북아프리카 말리 소속의 유목민 투아레그족 형제다. 이들은 어린 시절 파리-다카르 자동차경주를 취재하러 사막에 온 한 프랑스 기자가 선물한 책〈어린 왕자〉를 보게 된 이후 글을 배우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막의 투아레그족에게 학교에 가서 배우는 일이란 좀처럼 이루기 어려운 꿈일 뿐이었다.


아버지를 졸라 처음 도시의 학교로 가게 됐을 때 무사의 나이는 열세 살, 이브라힘은 열한 살가량이었다. 이들은 도시 아이들의 따돌림과 괴롭힘, 경제적인 어려움과 문화적인 차이로 고통 받으면서도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며 공부를 계속했고, 이후 더 큰 도시로 진학해 대학 졸업까지 마치게 된다.

사막에 남은 가족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자신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아는 형제는 이제 자신들이 얻은 것을 투아레그족 공동체에 돌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다. 사막의 다른 아이들도 자신들처럼 배움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학교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사실 투아레그족이 당면한 위기 상황을 절실히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과 계속된 가뭄으로 풀 한 포기 살 수 없는 모래땅의 면적이 나날이 확대되어 사막은 이제 유목생활이 불가능한 곳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지은이는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외부 세계를 외면하기보다 시대에 맞게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전통의 계승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들에게 학교 교육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단을 마련해 주는 일이라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지은이의 이 같은 의지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았다. 학교 교육의 필요성을 투아레그족 공동체에 납득시키는 일부터가 난관이었고 아이들을 다른 부족, 다른 도시의 학교에 적응시키는 일도 두 차례나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은이는 투아레그족의 아이들을 기존의 다른 학교에 맡겨서 교육하는 것이 아닌, 그들만을 위한 학교를 직접 세워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동생 이브라힘이 정보처리기술자라는 보장된 직업을 포기하고 학교를 맡기로 결정한다.

마침내 사하라 사막 위에 투아레그족의 작은 학교가 세워졌다. 2007년 2월24일 학교는 ‘생텍쥐페리 사막학교’라는 정식 명칭을 내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배움을 얻기 위해 나아간 여정과 함께 뿌리와 영혼을 지키기 위해 다시 사막에 돌아와 학교를 세우고 아이들과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가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