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불교’의 선구자이며 달라이 라마와 함께 2대 영적 스승으로 평가받는 틱낫한은 그동안 다양한 책을 통해 호흡 명상, 걷기 명상 등 일상생활에 쉽게 접목할 수 있는 수행법을 소개해 왔다. <우리가 머무는 세상>은 그간의 통찰에서 나아가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어떻게 환경을 지키고 자연과 함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누구도 자연을 외면하고 살 수 없다. 우리가 자연을 외면한 결과, 자연은 파괴로 신음하고 있으며 그 불편이 그대로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지은이는 책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 곧 환경을 지키는 일임을 일깨운다.



*우리가 머무는 세상, 틱낫한, 안희경, 판미동



우리는 절제의 규칙을 무시하고 있다. 음식을 먹을 때, 온 마음을 깨워 살피면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고 얼마만큼 섭취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것을 먹을 만큼 섭취해야 한다. 여러분께 제안하건대, 매일 먹어 온 양보다 조금만 적게 먹어 보자. 조금 적게 먹는 사람들이 더욱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더욱 즐거운 생활을 누린다.


지은이는 일상생활에서 당연시 여기는 작은 행동을 조금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바꾸고 자연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밥을 먹고 손을 씻으며, 쓰레기를 버리면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이어져 있으며 상호 의존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지구와 맞닿는 행위, 호흡을 가다듬는 행위만으로도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전한다.

과거 붓다는 비구와 비구니 수행자들에게 공양 그릇을 들고 길을 나서라고 권했다고 한다. 이 탁발하는 그릇을 불교에서는 ‘발우’라고 부르는데,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뜻이다. 항상 똑같은 크기의 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늘 얼마만큼 먹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과식은 몸에 병을 부르기 때문에 수행자들은 결코 넘치게 먹지 않았던 것이다.


나와 타인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우리에겐 소비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려 깊은 소비는 우리 스스로를 치유하고 세상을 치유한다.


지은이는 특히 우리의 무절제한 소비가 지금과 같은 환경 위기를 불러일으킨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먹기 위해 가축을 키움으로써 수많은 자원이 소비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와 같은 비정상적인 자연의 흐름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동물을 먹잇감으로 길러 온 그동안의 관행은 가장 나쁜 환경 파괴를 일으켰으며, 온실가스 배출의 4분의 1이 고기를 먹으려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축산을 위해 쓰이는 엄청난 양의 곡식과 맑은 물이 지구를 고갈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마음을 불러내 소비를 돌아보는 수행을 할 것을 권한다. 채식을 중심으로 한 식습관을 통해 세계 기아와 지구 온난화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으며, 육식을 조금씩 줄이는 작은 노력으로도 생명을 되살리는 기적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