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들과 함께 했던 날들의 사람이 보고 싶다는 거다. 심지어는 실패와 한숨의 시간들, 온갖 멍청하고 유치한 순간들까지 전부 그리워진다.”


사진_굿나잇 미스터 무비ㅣ김청수 지음ㅣ비즈앤비즈 펴냄.jpg 삶의 한때를 추억하는데 있어 무엇이 가장 떠오르는지.


사람에 따라 그 대상은 각기 다르겠지만, 그 중 빠질 수 없는 것 하나가 있다. 바로 추억의 영화다.   


<굿나잇 미스터 무비>는 영화에 관한 작은 백과사전이다. 물론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 세상 모든 영화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책에 소개된 영화들에 공감이 가는 이에겐 자신의 삶과 함께 해온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여행이 될 것 같다.


007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제임스 본드James Bond의 활동비는 얼마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매번 만들어지는 신무기들은 말할 것도 없고, 고급 자동차로 곡예 운전을 하는가 하면 춤이면 춤, 도박이면 도박, 스카이다이빙에 오토바이, 항공기 운전까지 못하는 게 없는 우리의 007.



책엔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한 영화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고 설명하지도 않아도 웃음 짓게 만드는 그런 친구와 같은, 주옥과도 같은 명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두둥 둥두둥~’. 새벽이 오기 전엔 좀처럼 잠들지 못해 심야영화를 즐겨본다는 지은이 김청수. 그는 어느 날 터미네이터를 보는데 ‘salvation(구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집에 와서 사전을 뒤져봤다고 한다. 영어는 못하지만 단어를 찾고 의미를 알아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지은이는 자신과 함께 해온 소중한 영화들에 관해 수다를 떤다.


어쩌면 인생 전체가 질풍노도의 시기인지도 모른다. 그 나이에 어울리는 명예로운 것들이 있고 또 그만큼의 상처를 안고 우리는 살아간다. 영화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우리는 웃고 울고 탄식하고 환호하면서 대화를 나눈다. 인생은 지도 없이 떠나는 여행에 다름 아니며 그래서 모든 영화는 성정 영화다.



고전, 액션, 멜로, 공포, 코미디, 서스펜스, 스릴러, SF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소개되고 있는 책에는 해당 작품을 금새라도 알아챌 수 있는 명장면과 명대사 등이 책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1970년생인 지은이는 자신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했던 영화에 대한 애정을 글로 펼쳐 보인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동경하는 모든 사람에게 꿈과 도전을 멈추지 말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