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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의 반격>경제 2010. 11. 22. 23:30글로벌 경제는 대국들이 벌인 도박판 안에서 변화를 거듭한다. 부동산, 증시, 물가 등 우리 주변의 시장은 항상 순식간에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다. 변화를 정확히 점칠 수 없는 상황의 배후에는 어떤 진실이 있을까. 나아가 미래 글로벌 경제의 전망은 어떨까.
<월스트리트의 반격>은 10년 동안 지은이 류진뤄가 진행한 연구를 모아놓은 책이다. 달러와 금, 석유, 부동산 가격의 등락 규칙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은 각종 복잡한 현상에서부터 시작해 다원화 세계에서 대국들이 벌인 도박판의 본질을 그려보이고 있다. 또 미국이 글로벌 경제 발전을 어떻게 조종했는지, 또 여러 해 동안 벌어진 세계 금융전쟁 배후에 어떤 내막과 진상이 있는지 밝히고 있다.
지난 8월 에드워드 S. 스타인필드 미 MIT 교수는 <Playing Our Game>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의 부제는 “왜 중국의 부상이 서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가(Why China's Rise Doesn't Threaten the West)”다. 정치경제학 과목을 담당하고 있고, 이 대학에서 차이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기도 한 이 교수는 왜 중국을 별것 아닌 걸로 보면서 세계경제가 여전히 ‘서구의 게임’이라고 선언할까. 요지는 ‘제도’에 있다.
스타인필드 교수에 따르면, 충분한 학습을 거치지 않고 세계화에 뛰어든 중국은 서구에서 제공한 자본주의 요소들을 수정 없이 그대로 받아 이식했다. 시장을 돌리는 기계를 수입했기 때문에 그 운전수도 수입할 수밖에 없다. 스타인필드 교수는 특히 서구적 마인드로 무장한 미국 유학파 CEO들이 공산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운영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중국 경제를 파악한다. 현재 중국은 국제적 게임의 룰을 충실히 준수하고 있다. 스타인필드 교수가 묘사하는 중국은 질주하는 ‘붉은 용’이 아니라 무대 위의 ‘붉은 무용수’와 같다는 평가다.
류진뤄는 스타인필드만큼 중국 경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는 경제학 교수도 아니고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닌 그는 치고 빠지는 투자가로 명성을 날린, 개혁개방한 중국의 1세대 주식 부자다. 하지만 지금은 부인과 수천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며 살아가는 ‘기인(奇人)’이자 ‘칼날 분석’을 제공하는 경제분석가로 더 명성이 높다. 지난 10년간 그가 예측한 경제전망은 대부분 현실화됐다.
몇 년 전 중국 주가가 5000 포인트를 기록했을 때 그는 주가가 2천 포인트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지만 곧 주가는 2천 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그는 또 금 가격과 상하이 고급부동산의 가격폭등 시점도 정확히 예측했다. 심지어 지난 2007년 초 버냉키의 금융정책을 비판하면서 서브프라임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글을 연달아 발표했으며, 이 또한 현실화됐다.
이 책의 원제는 ‘납치된 중국 경제’. 중국이 미국을 곧 따라잡을 것이라는 항간의 이야기에 지은이는 미국이 준 마약을 먹고 환각에 빠진 중국인들의 자기도취식 현실인식일 뿐이라고 꼬집는다.
지은이는 “중국이 전 세계에 값싼 공산품을 제공하는 ‘생산기지’로 탈바꿈하는 동안 중국 내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 또 글로벌 자본이 중국에 침투하면서 무엇을 바꾸어놓았는가?”라고 묻는다.
책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심각한 땅 부족, 물 부족 국가다. 땅이 넓다고 농경지가 넓은 것은 아니다. 식량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지금 중국의 농경지는 수많은 공장에 잠식되고, 수자원은 이 공장을 유지하는 데 투입된다. 현재 중국에는 제철소가 1000개나 된다. 하지만 생산과 매출이 세계 탑 10에 들어가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유전자 조작 작물로 대체된 중국의 전통농업은 부지당 생산량을 늘렸지만, 유전자 조작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전통농법보다 10배나 많은 물이 소요된다.
반면 미국은 휴경제도를 지키는 등 자국의 농업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의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 전 세계에 미국의 농산물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수 있게 한다. 이는 신흥 개도국의 식량의존을 낳으며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의 공업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실례로 돼지고기의 사료로 쓰이는 대두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 여기서 만일 중국 대두시장을 장악한 미국이 중국에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간단하다. 수출하는 대두의 가격을 올리면 된다. 그러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앞으로 미국이 전 세계 주요 식량 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 하나는 부동산이다. 지은이는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가격은 글로벌 시장의 전략과 정책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중국 중앙은행의 시각으로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미래 동향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아울러 반드시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시각으로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미래 동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일본 가정의 예금총액은 15조 달러에 달한다. 그 중 단 2퍼센트만 시장의 거래자에게 맡겨 전 세계 시장에 투입한다면, 그 자금 규모는 30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지렛대로 자본을 끌어들이면 보수적으로 내다봐도 3조 달러 규모가 된다. 이런 거래 방식이 순식간에 창조해내는 전 세계 통화유동량 규모는 적어도 5조 달러 이상이다. 만약 중국 중앙은행이 미국이나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발생하는 세계적인 대규모 투기성 거래를 전략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가 올까. 이에 대해 지은이는 “미국 중앙은행이 2009년 3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3000억 달러의 미국 시장 채권과 국채 구매 계획을 추진하자 곧바로 상하이 고급 주택지를 포함한 중국 부동산이 최대한도로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해외자본의 최대한의 차익을 실현하고 시장을 빠져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책은 국가 전략의 거시적인 각도에서 세계경제의 핵으로 떠오른 중국이 줄곧 직면했던 도전과 위험이 무엇인지 심층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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