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안전한 의료 지원을 받을 자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취업할 자유, 노년기의 궁핍으로부터 벗어날 자유 등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언제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유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이 ‘나의 자유’는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알고 있는지?


사진_자유는 누구의 것인가ㅣ죠지 레이코프 지음ㅣ나익주 옮김ㅣ웅진지식하우스 펴냄.jpg 21세기 대부분 민주국가에선 자유에 대해 특별히 문제 삼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개념이 첨예한 쟁탈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전 세계 정치구도에서 예외 없이 반복되고 있는 ‘형체 없는 전투’로도 해석된다. 사회를 이끌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는 이 개념을 자신들의 것으로 차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걸까?


특히 우리나라만큼 ‘자유’에 대해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다른 사회도 없을 것이다. 한쪽에선 ‘시민의 자유’를 위해 촛불집회를 하고, 그 반대편에선 “자유를 수호한다”는 티켓을 들고 정반대의 주장을 펼친다. 양쪽 모두 목숨을 걸고 ‘자유’를 자신의 명분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이것은 비단 우리만의 상황이 아니다.


무언가 성취하기 위해서는 자녀가 자유로워야 하며, 삶에서 자기만의 방식을 찾을 수 있을만큼 독립적이어야 한다. 자유와 재산의 연결 때문에, 자신의 꿈을 추구하는 자유는 기회를 필요로 한다. 즉 직업을 찾을 기화와 재산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자유’라는 말의 의도에 따라 사회적 자원과 권력이 움직인다. 이를 영리한 보수주의자들은 잘 알고 있다. 기업 규제를 둘러싼 반목, 공공정책의 확대를 위한 논쟁, 교육자원의 확대를 위한 논란 등 각종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의 핵심에는 바로 ‘자유의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모두의 자유’를 위한다는 것만큼 대항이 힘든 명분도 없다.

미국의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가 지은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는 ‘프레임 분석’의 중요한 테마의 하나로 ‘자유’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은이는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라는 개념이 얼마나 복잡하고 논쟁적인지, 그리고 이 개념을 자신의 입장으로 선점하는 것이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예상치 못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지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지금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쟁점들이 어떻게 자유의 문제로 귀결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 자유는 당신이 누리는 삶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당신의 자유에 주목하라. 당신의 일상 언어 속으로 자유를 끌어들여라. 그리고 자유를 사용하라. 그러지 않으면 자유를 잃게 될 것이다.



지은이는 최근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면밀한 분석을 시도한다. 집권자들이 ‘자유’라는 말을 어떻게 교묘하게 사용하는지,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교육 정책의 변화, 기독교를 중심으로 하는 종교적인 문제까지 일상의 문제가 어떻게 자유와 연결돼 있는지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