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확률론적 사고로 살아라ㅣ다부치 나오야 지음ㅣ황선종 옮김ㅣ더숲 펴냄.jpg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결과를 낳고는 한다. 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판단하기 힘든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고 갈등하게 된다. 그 이유는 모든 것이 분명하지 않고 결정되지 않는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좀 더 현명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훨씬 변화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확률론적 사고로 살아라>는 이런 불확실한 세상에서 어떻게 올바른 판단을 가지고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한다. 일본에서 금융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 다부치 나오야는 금융은 물론, 역사, 물리학과 진화론, 행동경제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연구와 분석을 통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지은이는 활동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과 연구를 통해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세상에 맞서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확률론적 사고’를 제시한다. 그가 말하는 확률론적 사고는 숫자를 다루는 금융업계에만 국한된 사고방식이 아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방식이자 통찰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시장거래뿐만 아니라 기업경영과 정치 등 훨씬 많은 분야에서 확률론적 사고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세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확률적인 현상으로 이뤄져 있어 더 다양한 현상에도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확률론적 사고’는 세상은 불확실하다는 전제하에 세상을 확률론적으로 파악하고 무슨 일이든 절대시하는 않는 사고법이다. 이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하는가, 즉 어떻게 의식을 개혁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준다.


또한 불확실성은 세계의 기본적인 성질이며 그 누구에게도 지배되지 않는다.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는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원인과 결과는 확률을 통해서만 연결되며, 사물을 간단하게 선악 두 개로 분류할 수도 없다. 이처럼 확률론적으로 세계를 본다는 것은 복잡한 세계를 어느 정도 복잡한 채 이해하는 것이다. 때로는 귀찮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요구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본질인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선 인류의 진화과정 속에서 형성된 사고방식 다시 말해 인과론과 결과론, 이원론, 노력만능론 등과 같은 비확률론적인 사고방식은 적합하지가 않다.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는 확률론적 사고법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 확률론적 사고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다양성의 확보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무엇이 올바른 방식이며 무엇이 올바른 생각인지가 명백하지 않다. 불확실한 세계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일에 대응해야 하며, 다양한 대응 수단을 처음부터 갖춰야 한다. 실패의 허용과 활용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실패는 허용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것을 권장해야 한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으면 시행착오의 문이 닫히고 도전정신을 앗아가며 성장의 싹을 잘라버리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 관점 확률은 짧은 기간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은 방식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실행해나가는 것이다. 인지 편향의 회피와 통계적 기법 늘 정확한 확률을 예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확률을 늘 같은 방법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 원인인 다양한 인지 편향을 극복해야만 한다.


가설-검증형 방식 불확실한 세상에서 예측은 뜻밖의 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하거나 환경변화에 적응해가기 위한 것이므로 가설을 세우고, 자료를 통해 검증해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실행해야 한다. 시행착오로 조금씩 꾸준히 만들어간다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는 완벽한 계획도 완성품도 없다. 모든 것은 조금씩 변화하고 수정되며, 꾸준히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런 요소가 갖춰지면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작은 실패를 반복하고 조금씩 전진해가면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성공을 이루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확률론적 사고의 진수다. 확률론적 사고가 낳는 지속적인 성공은 언뜻 보면 걸음이 늦는 듯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놀랄 만한 성과를 이루게 해준다.


불확실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어느 한 분야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천재도 카리스마도 불확실성 앞에서는 무기력하며, 미래를 예언하는 것도 처음부터 올바른 답을 찾아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 결과 이 불확실성은 점차 다양한 변화와 적응을 촉진하게 된다.


현대의 기업경영의 경우에서도 확률론적 사고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필수적인 경영기법으로 대두된 것은 파멸적인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치명적인 실패를 막기 위해 때로는 이익을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서 기업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사태가 일어날 확률을 추정하고 그때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해 기업이 견뎌낼 수 있는지를 검증한다.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진정한 과제는 얼마나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해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냐가 된다.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성공은 오래 살아남음으로써 가능해진다.


확률론적 사고는 완벽한 계획이나 완성품이란 개념 또한 완전히 뒤집는다. 완성품이란 개념은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는 변화를 그만둔 것일 따름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오늘도 내일도 변하지 않는다는 예정조화적인 안정된 직장 환경을 추구할지도 모르지만,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는 진정으로 오래 가고 안정된 직장 환경을 만들어내려면 조직이 항상 변화해야 한다. 조금씩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관점을 바꾸고, 때로는 성공하고, 성공해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정된 조직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