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이유 때문에선지 각종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서 어떤 음식이 어디어디에 좋다고 말하면, 수 시간 내로 그 음식의 판매가 급증하기도 한다. 오메가-3, 폴리페놀, 트랜스지방과 같은 영양 성분 용어를 애써 알려고 하며, 밥을 먹을 때도 이건 어디에 좋고, 저건 어디에 좋다는 전문가 수준의 대화를 나눈다.

 

전체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어떤 영양소가 몸에 좋은지 혹은 나쁜지 확실하지 않다 해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산업 분야는 혼란조차 수익성으로 이어지니 말이다. 일단 영양학 전문가는 꼭 있어야 하고, 식품 제조업체들이 최근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식품(그리고 건강 기능 표시)을 개량하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며, 이런 문제를 지켜보는 언론 매체 종사자는 음식과 건강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한동안 줄기차게 보고하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모두가 이익이다. 음식을 먹는 우리를 제외하면.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의 먹는 일이 이렇게 복잡해진 걸까? 왜 우리는 콩 한쪽, 고기 한 점을 먹으면서도 이 음식들의 효과를 따지며, 콜레스테롤이나 필수 아미노산이란 영양 성분 용어를 떠올리게 되는 걸까? 마이클 폴란은 <푸드룰>에서 먹는 문제가 왜 이렇게 복잡해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식생활과 건강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이상의 고민의 여지가 없는 ‘세상 모든 음식의 법칙’을 캐내어 누구나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게끔 안내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세상 모든 음식의 법칙은 간단하다. 가장 허기질 때, 가장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가장 적게 먹으라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지은이가 이런 법칙을 도출해낸 데에는 중대한 몇 가지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우선 영양학을 믿어서는 안 된다. 영양학은 아직 젊은 학문이고, 무엇보다 영양학이 목적으로 하는 바는 우리의 건강이 아니다. 또 몸에 좋은 가공 식품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음식처럼 생긴 물질과 음식은 다르다는 점을 알고 배고플 때와 먹고 싶을 때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일상적인 식사와 특별식을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육류는 인간이 아주 오랜 세월 즐겨 먹은 음식이고 영양 또한 풍부하다. 그렇기에 나는 ‘대체로’ 식물을 먹으라고 했지, 식물‘만’ 먹으라고는 하지 않았다. 연구 결과,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 육류를 먹는 사람들도 채식주의자만큼 건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보통의 미국인들은 하루 두 끼 심지어 세 끼 내내 1인당 평균 250g 이상의 육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단에 육류-특히 붉은색 육류-가 많을수록 심장 질환과 암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왜 그럴까? 육류의 포화 지방이나 특정한 유형의 단백질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식탁에 육류만 올라왔다 하면 다른 접시에 놓여 있는 채소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단순한 사실 때문일 수도 있다. 평소에 먹는 양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200g의 쇠고기와 100g의 채소 대신 100g의 쇠고기와 200g의 채소를 먹는 것이다.


 

책은 이처럼 음식의 법칙을 도출한 배경을 짚어낸 뒤,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다야안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음식처럼 생긴 물질과 음식을 구별하고 싶다면, 지침 가운데 하나인 ‘증조할머니가 음식이라고 생각할 만한 것만 먹는다’를 기억하면 된다. 증조할머니와 유제품 코너 앞에 있다면, 할머니는 다양한 유제품 중에서 어떤 것을 음식이라고 선택할까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지은이가 알아낸 음식의 법칙에 따르면,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콩이나 쇠고기가 어떤 영양 성분을 일일이 분석할 필요도 없고, 여러 개의 통조림이나 가공식품을 비교해가며 어떤 것이 더 우리 몸에 좋을지 따질 필요도 없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 상태의 음식을 먹는다는 단 하나의 법칙과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게끔 도와주는 지침을 기억하고 있으면, 일일이 가공식품을 비교해가며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제 어떤 상황에서든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음식의 법칙을 통해 우리의 밥상을 완전히 바꿀 때가 온 것이다.